IMF 국장, “성장보다 물가 잡을 때…한국 펀더멘털 견조”

글로벌 경제와 한국 주제 발표
내년 '경제성장률 하락' 예상
"미국과 금리차 환율에 악영향
한국 경제 강판 펀더멘털 보유"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기자단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이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기자단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이 25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정면 대응하는 긴축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글로벌 경제와 한국'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물가와 성장 간에 상충 관계(트레이드 오프)에 대응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맞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외부 수요 약화를 초래하고 아시아 국가의 경제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 영향으로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이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성장률은 올해 2.6%로 내다봤고, 내년엔 2.0%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9%포인트(P) 낮아졌다.

특히 그는 “부진한 수출이 성장률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했다. 2021년 10%대 성장한 수출이 올해는 4%대, 내년엔 0%대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코어 CPI)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또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일찍 긴축에 돌입했지만 한·미 금리 격차는 환율에 부정적”이라고 했다.

한은은 지난해 8월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 현재 3.0%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Fed는 올해 초부터 인상을 시작했지만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현재 3.25%로 우리보다 0.25%P 높다.

그럼에도 스리니바산 국장은 “한국 경제가 강력한(strong) 펀더멘털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 이유로 주식, 채권과 외환 시장이 외부 충격에도 안정적이고, 경상수지 흑자와 외화자산 순채권국인 점, 단기 부채보다 외환보유액이 훨씬 많다는 점 등을 들었다.

스리니바산 국장은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환보유액이 당시엔 4%였는데 지금은 25%로 대폭 확대됐고 단기외채 대비 준비금 역시 30%에서 지금은 3배 이상 확대됐다”며 “금융 부문 회복력이 견고하고 선진국보다 먼저 긴축에 나설 정도로 매우 우호적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수십년 간 누적된 부채 문제가 우려스럽다”며 “빈곤, 취약층 중심으로 지원하되 재정정책은 통화정책을 보완하기 위해 기능해야 한다. 중기적으로는 재정정책 프레임워크를 설정해야 한다”고 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