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이뤄지는 과기 정부 출연연구기관(출연연) 수장 선임이 오랜 기간 결말을 내지 못하고 있다. 자칫 연말, 혹은 해를 넘겨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과기 출연연을 관장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 따르면 28일로 계획된 이사회 안건에는 출연연 기관장 선임 안건이 상정되지 않을 예정이다.
현재 기관장 선임 절차가 이뤄지는 곳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이다. 지난달 말 3배수 후보가 추려졌고, 인사 검증이 진행 중이다.
이들 3곳 기관은 이미 오랜 기간 새로운 수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 김명준 ETRI 원장, 박원석 원자력연 원장 임기는 무려 7개월 전인 3월 말 만료됐다. 애초 이들은 기관평가 '우수등급'을 받아 연임 요건도 갖춘 상태였는데 이번 정부 들어 연임이 부결됐고, 지금까지 신임 원장 선임 절차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신형식 KBSI 원장은 김명준·박원석 원장보다 한 달 뒤 임기 만료를 맞았다.
이런 상황이 기관에 좋을 리 없다. 현 원장들 임기가 자동 연장되고 있어 수장 공백 상황은 아니지만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원장 스스로 기관의 굵직한 결정을 피하게 된다. 상황이 장기화할수록 그 여파는 쌓이게 된다. 그럼에도 앞으로 출연연 기관장 선임 안건 상정이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출연연 일각에서는 28일 이사회, 혹은 가까운 시일 내 열리는 이사회에서 3곳 기관장 선임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기관장 선임은 사실상 NST가 아닌 정부가 키를 잡는데, 행정 분야 주요 '이벤트'인 국정감사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출연연 기관장 선임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견해다.
그러나 현재는 뚜렷한 이후 일정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연말, 혹은 내년 초까지도 상황을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다. 이 경우 1년 가까이 새로운 수장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한편에서는 일부 원장 후보들에 대한 논란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KBSI 경우가 대표적이다. 특정 후보가 이공계 출신이 아닌 경영학 전공이라는 점 때문에 '자격 논란'으로 이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한 출연연 관계자는 “해당 후보는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로, 관련 논란이 이어진다면 정부도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생각보다 훨씬 원장 선임 절차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표> 신임 원장 선임 중인 출연연 현 기관장 임기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