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문서(Document)가 우리 삶 속 일부분이 된 지는 꽤 오래 됐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 행정 서류를 발급받거나 금융 거래를 할 때 우리는 디지털 문서를 작성해 소통한다. 오피스 소프트웨어라고 불리는 '위지윅(WYSIWYG, 프로그램에서 처리하는 문서의 모양이 영상표시장치에서 보이는 대로 출력되는 시스템)' 방식의 디지털 문서 편집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오피스 문서는 여전히 사람이 직접 데이터를 선별 및 관리하고, 원하는 형태로 재가공해야 유의미한 데이터로 만들어 질 수 있다. 실시간 데이터가 곧바로 반영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처럼 오피스 문서 내에서 자유롭게 데이터를 불러와 바로 활용할 수는 없을까?
필자는 이를 '다큐먼트 앱(Document App)'이라고 정의한다. 다큐먼트 앱이란 스마트폰 앱처럼 실시간 데이터가 적용돼 현재 데이터를 오피스 화면에서 곧바로 보여주거나, 필요한 외부 데이터를 불러와 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형태를 뜻한다. 기업은 이를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자체 시스템을 개발해 활용하기도 한다.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앱의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면 어떤 것들이 달라질까?
첫째, 데이터의 취합 과정이 더욱 편리해질 것이다. 기업에서 자료를 만들 때 담당자는 다양한 부서의 실무자들로부터 자료를 받아 취합한다. 각각의 파일을 열어보고 유의미한 데이터를 선별·정리·가공해 별도의 문서로 만드는 순서다.
다큐먼트 앱이 일반화된다면 이런 복잡한 과정이 필요없다. 탬플릿 형태의 문서를 배포하면, 다양한 사람이 자유롭게 입력한 데이터가 자동으로 정형화되어 DB에 저장된다. 취합자는 자동 분류된 데이터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외부 데이터 연동으로 편리한 데이터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다. 필요한 데이터를 별도의 편집 없이 문서에 바로 사용하고, 실시간으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우리가 활용하는 데이터 대부분은 각각의 저장소에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중복 작성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대학은 학생 정보를 DB에 저장하고 있지만, 학생이 인적 사항이 필요한 신청서를 쓸 때에는 해당 정보를 수기로 작성한다. 또한 휴대폰 번호 등 하나의 정보가 변경될 경우에는 흩어져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각각 변경해야 한다.
다큐먼트 앱을 사용하면 외부 DB 연동을 실현해 수정 없이 한 번에 변경 사항을 반영할 수 있어 편리한 데이터 관리가 가능해진다.
다큐먼트 앱 시대를 만들기 위한 기본 조건은 '문서 내 데이터의 DB화'다. DB화란 지금까지 자유로운 활용이 어려웠던 비정형 데이터를 정형화해 분류·저장·검색에 용이한 형태로 저장 및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수많은 데이터가 넘쳐나는 시대에 오피스를 문서 작성 도구로만 활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다큐먼트 앱이 구현된다면 문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다. 공공, 교육, 기업 등 다양한 산업 곳곳에서 자유로운 데이터 활용으로 업무의 생산성을 높이고,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수 세대를 함께해온 디지털 문서의 제작 툴인 오피스 프로그램이 다큐먼트 애플리케이션으로 변모하는 시대가 빠른 시일 내에 도래하기를 기대한다.
이동석 티맥스오피스 대표 dongsuk_lee@tma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