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가 한국의 무역적자를 60억달러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김준형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연구위원은 '환율 변동이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환율이 상품 수출입과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을 원·달러 환율 변동과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 통화의 환율 변동으로 나눠서 분석했다. 2000~2021년 기간을 분석한 결과 원화가치 하락은 단기간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모두 줄였으나 수입금액의 감소 폭이 더 컸다. 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출품 가격이 조정을 거치는 동안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수입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중기적(2년 뒤)으로는 수출 물량이 늘어 달러 기준 수출금액이 점진적으로 늘어났으며 수입금액의 감소세는 둔화했다.
이는 원화가치 하락이 수입금액 감소 등을 통해 무역흑자 폭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그 영향은 중기로 갈수록 수출금액 증가 등을 통해 거진다는 것을 시사한다.
달러 가치가 다른 모든 통화 대비 상승하는 경우 단기적으로는 수출입물량을 크게 줄여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이 동시에 감소했다.
이같은 결과를 고려해 달러 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한 2~3분기를 보면 원·달러 환율의 변동은 무역수지 적자 폭을 20억달러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달러 환율 변동이 없었을 경우 무역적자가 20억달러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반면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달러 대비 환율 변동은 무역적자 폭을 80억달러 확대했다.
중기적으로는 이 기간 환율의 변동은 지난 2분기부터 2024년 2분기까지 2년간 무역흑자를 68억달러 늘릴 것으로 분석됐다.
김 연구위원은 “분석 결과는 환율 변동이 무역수지 불균형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상기하고 있다”며 “외환시장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한 외환시장의 수급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결정되도록 어느 정도는 용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거시경제 안정 정책과 함께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정책도 병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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