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스마트홈 표준 주도권 확보 경쟁 막 올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나란히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에 대한 홈 사물인터넷(IoT) 표준 적용을 마쳤다.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주도권 확보 열쇠로 떠오른 표준 대응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매터 1.0 버전 공개(자료:CSA 홈페이지)
매터 1.0 버전 공개(자료:CSA 홈페이지)

글로벌 표준단체 커넥티비티스탠더드얼라이언스(CSA)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사 스마트홈 허브와 애플리케이션(앱), TV용 운용체계(OS) 등에 대한 홈 IoT 표준 '매터(Matter)' 인증을 획득했다.

매터는 구글, 아마존,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샤오미 등 글로벌 270여개 기업이 참여해 만든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 홈 IoT 통신 표준이다. 약 3년간 개발을 거쳐 이달 초 1.0 버전이 공개됐다. 플랫폼 종속을 해소, 완전한 스마트홈 환경을 여는 동시에 시장에서는 무한 경쟁 시대를 예고했다.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UI 이미지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UI 이미지

초기 분위기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이 주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애플이 12개 솔루션에 대한 매터 지원 인증을 획득했다. 스마트폰, TV, 노트북, 스마트워치 OS와 스마트홈 허브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뒤를 이어 스마트홈 허브 '스마트싱스 허브' 2종과 스마트홈 앱 '스마트싱스'의 매터 지원 인증을 완료했다. 타이젠 OS 기반 스마트싱스 허브의 매터 지원으로 자사 TV나 패밀리허브 냉장고, 스마트 모니터, 사운드바 등을 활용해 IoT 기기를 자유롭게 연동·제어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 역시 최근 스마트홈 앱 'LG 씽큐'와 TV용 OS '웹OS'의 인증을 마쳤다. 스마트홈 앱인 LG 씽큐를 활용해 매터를 적용한 IoT 기기 연동은 물론 스마트TV를 허브로 스마트홈 환경 구현에도 한걸음 다가섰다.

LG전자 모델이 LG 씽큐를 이용해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R9 오브제컬렉션을 작동하고 있다.
LG전자 모델이 LG 씽큐를 이용해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R9 오브제컬렉션을 작동하고 있다.

표준 공개 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연이은 인증 행렬은 초기 주도권 확보가 목적이다. 매터 표준을 적용한 IoT 기기를 연동·제어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홈 허브와 앱이 반드시 필요하다. 추후 IoT 기기의 매터 적용이 확대될 것을 노려 사용 환경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삼성전자는 지난 25일 스마트홈 앱 스마트싱스의 매터 지원 인증을 넘어 실제 고객이 사용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인증을 넘어 실사용을 위한 업데이트는 삼성전자가 최초다. 다만 아직 매터 표준을 적용한 IoT 기기가 극소수에 불과해 상용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3사 외에도 글로벌 스마트홈 시장 1, 2위인 구글과 아마존도 연내 주요 제품에 대한 매터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초기 표준 주도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들은 스마트홈 허브와 앱뿐 아니라 소형 IoT 기기까지 매터 적용을 서두르고 있어 내년부터는 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