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여성 사진 페스티벌 ‘명랑주파수 Cheerful Hertz 展’ 개최

사진=2022 여성 사진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사진=2022 여성 사진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2022 여성 사진 페스티벌 <명랑주파수 Cheerful Hertz 展>이 오는 10월 26일부터 11월 1일까지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사진예술을 통한 여성문화의 다양한 담론과 함께 여성성의 고유한 가치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알릴 예정이다.

한국여성사진가협회는 ‘기존의 사진 예술계에서 여성은 없다’라는 문제의식에서 1998년 출발하여 내년 창립 25주년을 앞두고 있다. 이번에 주최하는 제3회 여성사진페스티벌이 새로운 발전적 기반을 만드는 원년이 되길 희망하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월간사진, 사진예술, 네오룩, 포토마, 사진바다. 마루아트센터 등 여러 기관에서 전시를 후원했다.



최인숙 (사)한국여성사진가협회 회장의 인사말에 따르면 이번 2022여성사진페스티벌<명랑주파수 Cheerful Hertz 展>은 오랫동안 여성사진계의 발전을 위해 애써온 여러 여성 작가들의 결과물로 특히, 이번 전시를 기획 총괄한 임안나 작가와 정순임, 한기애, 정필주를 포함하여 윤은숙, 양양금, 곽은진, 채상복, 송미영, 이무련 협회 조직위원들과 역대 회장과 고문이신 박영숙, 정영자, 손영자. 황숙정, 제이안 고문들께 감사를 전했다.

전시를 총괄 기획한 임안나 작가는 상명대 사진영상미디어학과 교수이자 2019년 프랑스 아를 국제사진축제 포토폴리오 리뷰 대상 수상자이다. 1968년 국제사진축제가 열리고 한국의 사진가로는 최초 수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기획자로서 그는 여성에게 거울은 자기도취(narcissism)보다 자기성찰(introspection)의 도구라는 관점으로, 거울보기로서의 세밀한 사유가 전시를 통해 가능하길 바란다고 전하며 현대인 모두가 바쁜 와중에서도 이번 전시장에서 많은 교감이 명랑하게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주제전Ⅰ<세대감각>에서는 세대에 관한 사적, 공적 사유와 정서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표현한 공 명, 곽은진, 김춘숙, 김혜식, 이정희, 찬 희, 변현진, 손영자, 송미영, 양양금, 윤은숙, 이경희, 이무련, 이춘희, 이혜숙, 정순임, 정영자, 제이안, 채상복, 최인숙, 최수정, 한기애, 한유경, 한숙정 KOWPA 회원 작가 24인이 참여하여 ‘가족의 신화와 시간, 사회적 풍경과 장소, 내밀한 사연과 감각, 사물에서 오브제’ 라는 4개의 섹션으로 전시가 이뤄진다.

주제전Ⅱ<발언하는 신체>에서는 작가 본인의 신체를 시각적 발언 매개로 작업한 김조안, 류엘리, 우 영, 유순영, 이 영, 심선아, 장영진, 최순옥, 최영귀, 하은숙 초대작가 10인이 참여한다.

특별전에서는 세대별 문화 특성과 세대 간 관계를 주목하여 개인사와 시대사를 엮는 관점으로 작업을 선행한 초대작가 이선민, 윤정미, 오순화, 신혜선, 안 준, 장연호, 성효진 초대작가 7인이 참여한다. 이선민 작가는 차별화된 욕망을 가진 MZ세대, 윤정미 작가는 새로운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는 반려동물, 오순화 작가는 결혼과 이주의 주체인 베트남 여성, 신혜선 작가는 꽃으로 가려진 얼굴 없는 존재들의 모호함, 안준 작가는 도시를 배경으로 현실과 환상의 경계 속에 찰나로 등장하는 자화상, 장연호 작가는 성인이 되어 다시 보는 엄마라는 존재, 성효진 작가는 작가가 익명의 편지로 맺어주는 우연한 관계구조의 서사가 담긴 작품들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10월 26일 오프닝 퍼포먼스의 배달래 작가와 10월 30일 라이브 페인팅에 곽혜지 작가가 참여한다.

모든 전시 파트가 다 특색 있고 다채롭지만 그 중에서 발언하는 신체의 초대작가 10인전은 다른 어디에서 쉽게 마주할 수 없고 또한 작가 고유의 자기성찰이 깊게 들어가 있는 작업들이기에 특히 눈여겨보길 권한다. 여기서 한가지 독특한 점이 눈에 띄는데 발언하는 신체의 초대작가 10인 중 김조안, 류엘리, 우 영, 최순옥 4인이 국립 한경대 대학원 사진전공 석사출신이라는 점이다. 순수 국내파 사진작가들로 대한민국의 유일한 국립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전공 석사들의 심도 높은 자기 성찰이 작품에 고스란히 잘 드러나 있다.

김조안 작가의 시리즈는 스스로의 질문에 답을 찾으려는 의지와 과정의 기록물이다. 나는 욕망이 주는 결핍들을 끄집어내어 그로 인한 잔상들을 배경 삼아 거울을 달아 보았다. 어린 시절 절대적인 대상으로부터 버림받은 경험과 기억이 가져온 이성에 대한 애정 결핍은 애정을 채워주면서 동시에 불안을 주기에 언제나 양립하였다. 나는 거울 앞에 서서 나를 바라보는 나, 나를 위로하는 또 다른 나로서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오롯이 나와 마주하였다.

류엘리 작가는 의 연장선상에 있는 는 미의 개념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여성에게 부과되는 여성상과 아름다움에 대한 질문이다. 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공주나 여성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해체하고 미에 대한 접근 방법을 다르게 해석하고자 했다.

우영 작가의 <쇼윈도> 작업은 사회 안에서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는 작업자 내면의 의식을 셀프 포트레이트 형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쇼윈도 공간은 작업자가 살아온 환경을 대변하는 매개체로 설정되었으며, 마네킹을 바라보는 기호화된 사회적 시각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통하여 이미지를 구현하였다. 작업자에게 있어서 마네킹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의상실에서 항상 보아왔던 커다란 장난감 같이 익숙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어린 시절의 나와 어른이 된 나의 관계를 이어주는 매개물이 되었으며 이로 인해 현시점에서의 자아 정체성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최순옥 작가의 <말, 걸기> 시리즈는 위기와 갈등을 통해서 정체성의 자각과 성찰 그리고 경험으로부터 시작된 질문에 대한 진실한 대답을 찾고자하는 작가의 의지이다. 과거에 자신과 반대된다고 생각했던 인격을 깨어나게 하여 한계와 직면하고 나의 강점과 진정한 본성을 발견하여 혼란스러운 내면을 치유해나가는 과정이다. 이는 삶 가운데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행위이고 과제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본인의 작업이다.

사진을 좀 한다하는 사진가로서 좀 더 심도 있는 자기 작업을 원하는 사진가들에게 국립 한경대 대학원 사진전공 석학들이 국내 사진 계에 큰 축을 이루며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고 있다.

이 가을 43인의 여성 작가들의 서사를 한자리에 모은 축제가 시작된다. 사회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가 절실한 이 시점에 개최하는 2022 여성사진페스티벌<명랑주파수 Cheerful Hertz 展>은 두 개의 주제전 <세대감각>, <발언하는 신체>와 특별전, 관객과 함께하는 뉴스낭독회, 초청강연회 등 여러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있으니 깊어가는 가을과 더불어 작가와 깊게 소통해보는 뜻깊은 한 주가 되어보길 권해본다.

전자신문인터넷 홍은혜 기자 (grace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