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신상필벌' 인사를 단행했다. 백화점 최대 실적을 이끈 손영식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했고, 발암물질 검출 논란을 일으킨 스타벅스 송호섭 대표는 중도 퇴임했다. 온·오프라인 채널 총괄 중책을 맡은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는 연임하며 '디지털 피보팅' 완수를 위한 연속성 있는 안정 체제 구축에 힘을 실었다.
27일 신세계그룹은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맞서 핵심 계열사 인사폭은 최소화하며 내실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췄다. 대신 철저한 성과주의 기조는 명확히했다. 그룹 측은 “엄정한 평가를 통한 신상필벌 원칙을 적용하고, 핵심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춰 엄격한 성과주의, 능력주의 인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부문은 역량이 검증된 인재를 적재적소 배치해 전문성을 극대화한다. 올해 역대 최대실적을 이끈 손영식 신세계 대표가 사장 승진했다. 지난해 그룹에 복귀해 신세계 지휘봉을 잡은 지 1년만이다. 신세계는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거두며 그룹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본업 외형 성장과 더불어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디지털 사업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로는 외부 전문가를 새로 영입한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리테일·e커머스 총괄 임원을 지낸 윌리엄 김 부사장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외부 인재를 수혈해 조직 역동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이길한 대표는 공동대표를 맡는다.
온라인 전문가인 최문석 신세계까사 대표와 영업 전문가인 김홍극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는 서로 자리를 맞바꾸는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역량을 극대화했다. 신세계사이먼 대표에는 상품기획(MD) 전문가인 김영섭 신세계디에프 상품본부장을,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에는 재무 출신인 허병훈 신세계 지원본부장을 선임했다.
이마트부문은 안정적 기조 속에 변화를 택하면서 디지털 경쟁력 및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에 방점을 뒀다. 이마트와 SSG닷컴을 이끄는 강희석 대표는 최근 실적 부진에도 재신임을 받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강조한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을 위한 '디지털 피보팅' 전략을 진두지휘하는 만큼 사업 완수 책임을 맡겼다.
송호섭 SCK컴퍼니(스타벅스) 대표는 '서머 캐리백 발암물질 검출 논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스타벅스 대표에는 신세계아이앤씨에서 역량을 입증한 손정현 대표를 내정해 조직 쇄신 및 디지털, 미래 경쟁력 강화의 중책을 맡겼다. 손 대표가 빠진 자리에는 형태준 이마트 지속가능혁신센터장을 내정하며 연쇄 이동이 이뤄졌다. 신세계건설 대표는 현장 전문가인 정두영 부사장이 맡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미래 성장을 선도하고 핵심 경쟁력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를 엄선해 중용했다”면서 ”앞으로도 도전적 혁신을 끊임없이 추진하고 능력주의, 성과주의에 기반한 엄중한 인사 기조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