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대출 출격…토스와 맞대결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모바일 뱅킹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이병수 개인사업자스튜디오 팀장이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모바일 뱅킹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이병수 개인사업자스튜디오 팀장이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다음 달 1일 800만 개인사업자를 겨냥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선보인다. 대출 포함, 수신 상품(통장), 지급 결제(카드)까지 풀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별도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없이 기존 카카오뱅크 앱 이용이 가능하고 기존 계좌에서 전환도 지원한다.

27일 카카오뱅크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인사업자 뱅킹' 출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 뱅킹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이 핵심 신규 상품이다. 대출 가능 최대 금액은 1억원이고 26일 기준 최저금리는 연 5.49%다. '개인신용대출' 만큼이나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제출 서류나 정보요구를 최소화했다.

올해 2월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에 앞서 진출한 토스뱅크와 비교가 불가피하다. 토스뱅크는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 '사장님대출'과 무담보·무보증 '사장님 마이너스 통장'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직접 비교 대상인 사장님대출은 최대 한도는 1억원, 최저금리는 연 5.8%로 카카오뱅크와 조건이 유사하다. 두 은행의 상품 모두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으며, 대출 최대 기간도 만기일시상환 기준으로 10년 동일한 조건이다.

승부는 두 은행이 보유한 '대안신용평가모형(CSS)'의 우수성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개인사업자의 사업역량은 일반적인 개인 신용 대출과 비교할 때 모델을 산출하기가 훨씬 어렵다.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사업장 데이터가 부족하고 업종마다 데이터 확보 수준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존에 존재했던 사업자 대출은 사업장 정보가 아닌 개인 금융 이력 데이터를 활용해 왔다. 문제는 이 모델이 개인사업가의 대출 상환 역량을 평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컨대 1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한 A씨와 10년 동안 개인사업을 한 B씨가 있다면 A씨의 신용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개인사업자 시장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B씨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에 6개 기관, 4300여개 변수, 527만건 가명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인 개인사업자 대안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한다. 중소기업중앙회 납부정보, 금융결제원 이체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는 토스뱅크 대비 잠재 대출 고객의 범위가 조금 더 넓다. 토스뱅크는 사업자에게 최소 증빙 연소득 500만원, 1년 이상 실제 사업을 영위하거나 최근 6개월 이상 매출이 발생했을 경우를 대출 최저 기준선으로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1~2개월이라도 사업장의 매출 정보가 발생다면, 이와 같은 단기 영업 이력이 감점이 되지 않도록 모형을 설계했다는 입장이다.

이병수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스튜디오 팀장은 “개인 사업자 대출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업장 정보'를 포괄해서 평가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카드사 등 사업장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장의 매출정보 등을 모델링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