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가 한국 배터리 업체를 만나 전기차 핵심 부품인 파우치 배터리 공동개발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포드 배터리 개발 센터 소속 부사장은 최근 한국 배터리 업체를 잇따라 방문, 공동 개발 방안을 논의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가운데 파우치형 개발에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포드는 미국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미국 대표 완성차 업체다. 전기 픽업 트럭 F-150, 승용차 머스탱 마하E를 잇따라 출시하며 전기차 신차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 전기차에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파우치 배터리가 탑재된다. 포드는 미국 남동부에 배터리 개발 센터를 세우고 배터리 개발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외부에 의존해온 배터리를 공동개발을 통해 내재화하려는 것으로 관측된다.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내재화 의지는 강하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하지만, 전기차 교체에 필요한 핵심 부품인 배터리 공급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이다. 포드, GM, 테슬라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lRA)에 대응해 자국 내 신차 출시를 위한 보조금을 받기로 하면서 배터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내재화 움직임에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BMW, 토요타 등은 리튬 이온 배터리 개발에 착수했지만, 배터리 실제 생산에는 어려움을 겪으면서 리튬 배터리를 대신해 전고체 배터리 개발로 선회하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l 등 배터리 업체와 가격, 양산 능력, 품질 등에서 경쟁이 안 되기 때문이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