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정확도·편의성 '일석 삼조'...KIST, 한 시간 내 코로나19 현장 다중진단기술 구현

김상경 안전증강융합연구단장(왼쪽)과 정승원 선임연구원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신속진단 기술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상경 안전증강융합연구단장(왼쪽)과 정승원 선임연구원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신속진단 기술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방역 현장에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시간 내 어떤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여부까지 고정확도로 파악 가능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신속 진단 기술을 확보했다. 속도, 정확성, 편의성 등 1석 3조 효과를 거둘 기술을 마련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안전증강융합연구단의 김상경 사업단장, 정승원 선임연구원팀이 성과를 도출했다.

코로나19 진단 정확도가 높은 분자진단(PCR)은 검체 채취, 확인 등 일련 과정에 통상 하루가 걸린다. 신속 진단 기술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PCR과 다른 방식으로, 판정 정밀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PCR 방식을 유지하면서 속도를 끌어올렸다. PCR의 경우 우선 핵산을 추출하는 '전처리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KIST 기술은 검체를 흘려 넣어 유로를 지나게 하는 것만으로 20분 안에 핵산을 추출할 수 있도록 했다. 나노 구조체를 유로 표면에 형성, 표면적을 극대화하는 식이다. 연구진은 이를 비전문가도 사용 가능한 키트 형태로 개발하는 중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20종 동시분석용 PCR 칩과 소형 PCR 장치
연구진이 개발한 20종 동시분석용 PCR 칩과 소형 PCR 장치

연구진은 또 추출한 핵산을 검출하는 PCR 장치도 만들었다. 이 역시 30분 내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장점을 갖췄다.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프라이머' 다수를 칩 하나에 담았다. 이른바 '다중 분자진단'이다. 기존에는 각각의 프라이머로 여러 번 검출 반응을 진행했다. KIST 방법을 이용하면 검출 시간은 줄고 편의성은 극대화할 수 있다. 한 번에 감염 여부는 물론 어떤 변이 바이러스가 원인인지 알 수 있다. 연구진은 이 방법으로 감염 여부 90%, 10여종 후보군 중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 100% 정확도로 파악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상경 단장은 “바이러스 진단 과정에서 정확도와 시간이라는 반비례 관계 성능 지표를 모두 잡은 성과를 구현하고 국민 안전에 기여하는 출연연으로서 KIST 임무를 담당할 것”이라며 “현재 모든 과정을 30분 내 마치는 초고속 현장 진단 기술개발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전증강융합연구단은 의료시스템 지원기술, 산업현장 중대사고 예방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는 각종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번 팬데믹 대응 경험에 기반해 또 다른 감염병 위기에 국가적 대비가 필요한 공백기술에 집중, 연구에 힘쓰고 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