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인 스타트업, 출자자(LP)·주주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우선 순위를 따져 '선택과 집중'을 하겠습니다.”
권오형 퓨처플레이 신임 대표는 최근 전자신문과 만나 “수익성 극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퓨처플레이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액셀러레이터(AC)다. 회사는 이달 초 권 대표를 선임하면서 류중희·권오형 각자대표 체제가 됐다.
최근 스타트업 업계는 '생존'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금리인상과 경기부진 등으로 벤처투자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다.
그는 “황소(Bull)장이 지속되면서 스타트업 생존의 중요성이 퇴색됐다”면서 “생존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강조했다.
AC 업계도 스타트업과 사정이 다르지 않다.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 육성하면서도 '백조의 발'처럼 생존을 위한 노력이 중요한 시기다.
퓨처플레이가 추진하는 조직개편도 그 일환이다. 각자 대표 체제를 구축한 데 이어 비즈니스 그룹(BG)과 뉴 이니셔티브 그룹(NG)을 이노베이션 컨설팅 그룹(ICG)으로 통폐합하는 등 운영 효율화 작업도 벌이고 있다.
권 대표는 “퓨처플레이도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회사이고, 상장을 준비하는 만큼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면서 “혁신 스타트업 투자와 기업 고객사에 혁신 제공 등 우리가 잘하는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자대표 체제를 꾸렸으나 인위적으로 업무를 구분하지 않을 방침이다. 무엇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권 대표는 “서로 더 집중하는 영역이 있다”면서도 “두 대표 중 한 명이 결정을 내리면 바로 진행할 수 있도록 전사적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설립한 퓨처플레이는 '10년 내 인류의 삶을 바꿀 스타트업들을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만든다'는 기치를 내걸고 올해 상반기까지 총 205개사에 투자했다. 전체 투자기업 가치는 약 6조2000억원, 투자 이후 지분 가치 성장 배수는 21.9배에 달한다.
권 대표는 2015년 퓨처플레이 입사 후 인베스트먼트 그룹 투자 파트 총괄을 맡으면서 우수한 심사역을 모셔오고 오래 다닐 수 있도록 인센티브 제도를 만드는 등 투자사로서 면모를 갖추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퓨처플레이는 지난 6월 150억원 규모 프리IPO(상장 전 지분 투자) 펀딩을 마무리했다. 권 대표는 상장 시 LP와 주주 간 이해충돌 문제에 대해선 “LP 이익 극대화와 주주 이익 극대화가 공존할 수 없다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상장사로써 공신력을 갖고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동력인 스타트업을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도 퓨처플레이에 주어진 미션이라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내가 은퇴하고 죽어도 퓨처플레이는 성장하는 회사였으면 한다”면서 “이제 출발 선상에 섰지만 (오래 생존할 수 있는) 툴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