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 "'인력난 해소' 1인 외식 솔루션"

“경영에서 2000년대부터 화두가 된 '전략혁신'은 산업 내부에선 이뤄지지 않습니다. 전략혁신이 이뤄지면 효율화한 기존 방식이 부채가 되기 때문입니다. 기존 외식산업은 정보기술(IT) 관점에서 바라보면 안타까웠습니다. 먼슬리키친은 IT를 접목해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벌어질 인력난 등 문제를 해결하는 '고용 없는' 1인 외식 솔루션을 지향합니다.”

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는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정보통신 미래모임)'에서 '외식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Digital Transformation)'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인류학과와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옥션(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한 이후 글로벌컨설팅 기업 전략 컨설턴트를 거쳐 레인콤(아이리버)과 효림그룹에서 대표를 역임했다. 2011년부터 창업 전선에 뛰어들어 온라인 기업간거래(B2B) 패션몰, 온라인 헬스케어 전문몰(건강기능식품) 등을 운영했다. 2018년 4월 먼슬리키친을 설립하고 외식산업에 IT 혁신을 불어넣으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2022년 10월 정보통신 미래모임이 27일 서울 강남구 먼슬리키친에서 열렸다. 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가 외식산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2022년 10월 정보통신 미래모임이 27일 서울 강남구 먼슬리키친에서 열렸다. 김혁균 먼슬리키친 대표가 외식산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공유주방서 IT 솔루션 실험…“내년부터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무료로 푼다”

김 대표가 IT 기반 1인 외식 솔루션 개발에 나선 것은 인력난이 외식업에도 들이닥칠 것으로 봐서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미국 등을 중심으로 인력난이 심화하고 외식업 기피현상까지 더해 사람 구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김 대표는 △1인이 혼자 운영할 수 있는 공간 △IT 운영 시스템 등에 방점을 찍고 솔루션을 설계했다.

먼슬리키친이 운영하는 디지털 외식플랫폼 '먼키'는 사장 혼자 외식사업이 가능한 솔루션이다. 주문, 홀서빙, 설거지, 배달, 매장관리 등은 먼키가 대신하고 사장은 요리에만 집중하면 돼 1인 사업이 가능하다. 현재 강남점, 분당휴맥스점 등 수도권 6개 지점에서 식당 130여곳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먼키 핵심은 공유주방이 아닌 IT 솔루션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유주방은 1인 외식 IT 솔루션에 대한 실험공간”이라면서 “지점당 30여개 식당이 있어 유의미한 결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부턴 먼키 매장을 넘어 75만 외식사업자가 먼키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김 대표는 “먼키 솔루션을 입점 사업자뿐만 아니라 모든 외식사업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SaaS 모델로 무상 제공할 것”이라며 “2~3년 내로 비효율적인 외식 사업모델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먼슬리키친 분당휴맥스점 모습. (먼슬리키친 제공)
먼슬리키친 분당휴맥스점 모습. (먼슬리키친 제공)

◇IT 접목하니 매장 효율 제고…“외식사업자 고통도 해소하겠다“

김 대표는 외식업에 IT를 도입한 결과 매장 운영 효율이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분당휴맥스점이 대표적이다. 먼키 앱을 통한 식사 시간 예약 서비스로 '점심 6회전'이 가능하다. 보통 점심 시간 때 장사가 잘 되는 곳이 2회전 정도 손님을 받는 것과 비교하면 공간 효율이 세 배에 달한다. 고객은 대기(입장-주문-조리-결제)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인공지능(AI) 수요예측시스템은 식자재 관리 효율을 높였다. 다음 날 메뉴 예상 판매수량을 알려줘 식자재를 30%까지 절감, 재료비 부담을 낮춰준다. 예측 정확도는 최대 97%에 달한다.

김 대표는 “입점 사업자 만족도가 높아 다점포 사업자가 50%를 넘는다”며 “프랜차이즈 평균(30~40%)을 상회한다”고 말했다.

먼슬리키친이 지향하는 IT는 '극단의 효율'이 아닌 '인간 본질의 가치'를 향한다. 조리 이외에 업무 부담이 없는 사장이 손님과 휴먼터치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창살없는 감옥'인 매장에 갇혀 일하는 자영업자에게 안정적 매출과 함께 휴식을 제공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입점 사업자 대다수가 직장인처럼 출퇴근하고 주5일 일하는 등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고 있다”면서 “먼키가 만들어내는 혁명적 변화”라고 말했다.

먼키애플리케이션.(먼슬리키친 제공)
먼키애플리케이션.(먼슬리키친 제공)

◇“먼키 매장 50곳이면 서울 전지역 무료 배송”

먼슬리키친의 또 따른 실험 중 하나는 무료 배송이다. 구로디지털단지점 반경 1.2㎞ 내에서 먼키앱으로 주문 시 최소주문금액에 상관없이 무료로 배송한다. 먼키에 입점한 다양한 외식브랜드와 지역 맛집 합배송도 무료로 가능하다.

물류비 절감은 한 번에 대단위 운송 가능 여부에 달렸는데 오토바이를 이용한 단건 배달은 비용을 줄이기 어렵다. 편의성은 높아졌지만 이용자는 배달비 부담이 커지고 외식사업자는 수수료 등으로 이윤을 남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먼키는 지점 한 곳당 20여개 입점 매장의 200여개 메뉴를 '합배송' 할 수 있어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서 “먼키만이 가능한 솔루션으로, 입점 사업자는 다른 배달플랫폼보다 10~15%포인트(P) 낮은 수수료로 이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키 매장은 거점 비즈니스로도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서울 전역에 50개 매장을 구축하면 1000만 시민이 무료 배송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먼슬리키친 시청역점 모습.(먼슬리키친 제공)
먼슬리키친 시청역점 모습.(먼슬리키친 제공)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