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의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 사업 시작이 임박하면서 VAN(밴)업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토스가 시장가 대비 절반 수준 파격적인 가격 정책으로 카드 단말기를 가맹점에 제공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플레이스는 11월 카드 단말기 시범 서비스를 앞두고 국내 대형 밴사인 나이스정보통신, 키스정보통신과 협약을 통해 서울 시내 가맹점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고 있다.
앞서 토스플레이스는 이달 초 매장 직원이 사용하는 '터미널'과 고객이 사용하는 '프론트' 단말기 등 한 세트의 결제 단말기를 공개한 바 있다. 토스플레이스는 연말까지 해당 단말기를 서울 시내 약 300개 가맹점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토스플레이스가 단말기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밴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토스플레이스의 단말기 가격은 45만원 수준이지만, 사실상 시장에 20만원 수준으로 공급하고 있다.
토스플레이스 관계자는 “단말기 가격은 대외비로 구체적인 가격은 공개할 수 없지만, 시장에 알려진 것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실제 단말기 가격을 할인한다는 개념보다는 부대비용을 지원하는 형식이지만,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밴사는 토스플레이스가 사실상 밴사 역할을 하고 있고, 이들의 가격 정책을 사실상 리베이트로 봐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밴업계 관계자는 “밴사의 경우 영세해 토스플레이스처럼 파격적인 가격정책이 불가하다”면서 “만약 대폭적인 가격 할인을 고수할 경우 이는 여전법 리베이트 금지 조항에 저촉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2조8의 2에 따르면 '신용카드 등 부가통신업'에서 이른바 밴사는 신용카드업자 및 신용카드가맹점과의 계약에 따라 단말기 설치, 신용카드 등의 조회·승인 및 매출전표 매입·자금정산 등 신용카드 등의 대금결제를 승인·중계하기 위한 전기통신서비스 제공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또 제24조의 2(신용카드업자 등의 금지행위)를 보면 신용카드업자와 부가통신업자는 대형신용카드가맹점이 자기와 거래하도록 대형신용카드가맹점 및 특수관계인에게 부당하게 보상금등을 제공해선 안된다고 명시됐다.
다만 토스플레이스는 회사가 직접 단말기 공급을 하지 않고 있고, 밴사 영업을 침해할 목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 토스플레이스는 단말기 제조사로 리베이트 금지 조항을 어겼다는 밴업계 주장 역시 어불성설이라고 설명했다.
토스플레이스 관계자는 “단말기 공급은 밴사 업무이기 때문에 토스플레이스는 밴대리점과 유통계약을 통해 제품공급만을 준비하고 있으며, 여전법을 회피하거나 밴사 영업을 침해할 목적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신용카드 또는 밴 거래를 목적하지 않고 대형신용카드 가맹점도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여전법에서 정하는 리베이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토스플레이스는 단말기 제조사로 여전법 대상 기업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