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와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주훈·성준화씨 연구팀이 단일 구조체에 세 가지 정보를 동시에 저장하는 메타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메타표면으로 만든 이 디스플레이는 편광에 따라 각기 다른 이미지를 보여줘 사용자에 따라 화면이 다르게 보이는 차세대 보안 장치나 초소형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빛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인공물질인 메타표면은 나노 구조체의 주기적인 배열로 이뤄진다. 구조체 하나의 크기가 파장보다 작아서 이 안에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 과제로 여겨졌다. 더욱이 기존 메타표면은 하나의 구조체에 하나의 정보만을 담을 수 있다. 구조체 모양이나 배열을 달리하는 방식으로 여러 정보를 담아야 했다. 이 경우 복잡한 설계와 공정 과정을 거쳐야 해 번거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연구팀은 근거리장 빛의 세기를 조절하는 말루스 법칙과 원거리장 빛의 위상을 조절하는 기하학적위상법칙을 결합, 단일 구조체로 세 가지 정보를 저장하는 메타 디스플레이를 제작했다. 이 디스플레이는 구조가 단순해 쉽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크기가 0.5㎜로 매우 작았다. 연구팀은 메타 디스플레이로 각기 다른 세 개의 로고를 출력하는 데 성공했다.
노준석 교수는 “근거리장·원거리장의 빛을 동시에 조절하지 못했던 기존 메타표면 한계를 뛰어넘은 성과”라며 “사용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보안 장치, 교수와 학생이 각각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는 맞춤형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산학연융합연구소 사업, 한국연구재단 미래유망융합기술 파이오니어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