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텍, KF-21 전투기 개발자 배출…“소그룹 지도교수제 효과”

이종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연구원(왼쪽)과 윤근수 항공전기전자정비과 교수가 경남 사천 소재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에서 기념 촬영했다.
이종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연구원(왼쪽)과 윤근수 항공전기전자정비과 교수가 경남 사천 소재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에서 기념 촬영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이 국산 전투기 'KF-21' 개발자를 배출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군용항공기 핵심기술 개발자 출신 지도교수와 함께 소그룹 단위로 연구역량을 쌓아 관련 기업에 취업한 후 이 같은 성과를 냈다.

폴리텍은 졸업생 이종현 연구원이 KAI 종합군수지원(ILS) 사업단에 소속돼 최근 시험 비행에 성공한 KF-21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이 연구원은 항공 분야에 발을 내딛기 위해 처음 선택한 4년제 대학 항공정보통신과를 자퇴하고 2017년 폴리텍 항공캠퍼스 항공전기전자정비과에 입학했다. 2019년 대학 졸업 후 KAI 협력사인 성진디에스피에 입사해 무장 통신장비를 개발하는 항공전투기 엔지니어로 2년 6개월 경력을 쌓았다.

이 연구원은 “완성된 항공기와 무기체계에 관한 이해도가 있어 전문학사 학위에도 무기개발 실무 경력을 인정받아 연구원으로 이직할 수 있었다”라며 “대학에서 실제 전투기 탑재 장치를 다뤄보고 항공기 프로그래밍, 드론 제작 실습으로 쌓은 경험이 현장 적응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이 특수한 군 전투기 개발 분야로 진출한 데에는 지도교수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실제 소그룹 지도교수제를 통해 진로를 구체화하면서 전투기 개발 분야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 연구원은 “지도교수와 상담을 통해 항공통신제어 분야 엔지니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경력 설계를 시작할 수 있었다”면서 “다양한 실무 경험을 위해 먼저 중소기업 입사를 선택한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윤근수 폴리텍 항공캠퍼스 항공전기전자정비과 교수는 군용항공기 핵심기술 개발자다. KAI 재직 시 국내 최초 경전투기 'FA-50'과 고등훈련기 'T-50I'의 핵심 소프트웨어(SW)인 화력제어 비행운용 프로그램 'FC OFP' 연구개발(R&D)에 4년간 참여했다.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항공전자 SW영역을 국내 기술로 대체하면서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개발의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다.

윤 교수는 “첨단 항공기에 정보통신기술(ICT) 적용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항공전자 기술은 항공기 성능을 결정하는 분야”라며 “KF-21과 같이 무기체계를 국산화하는 R&D는 군 작전 요구 성능에 부합하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해 종합적인 이해가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윤 교수와 드론을 응용해 암밴드로 동작을 제어하는 스마트 보드를 제작해 졸업프로젝트 작품 경진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KAI는 최근 폴란드에 FA-50 경공격기 48대를 수출해 30억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향후 KF-21 양산과 FA-50 수출이 지속 확대되면 전투기 개발자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윤근수 항공전기전자정비과 교수(오른쪽)와 이종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연구원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에서 모션제어실습 장비를 시연하고 있다.
윤근수 항공전기전자정비과 교수(오른쪽)와 이종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연구원이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에서 모션제어실습 장비를 시연하고 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