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도 적자 전환…가구업계, 불황 탈출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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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계가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주택 거래가 급감한 데다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매출이 크게 줄었다. 4분기에도 업황 개선이 불투명한 가운데 업체들은 부분 리모델링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 실적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가구업계 1위 한샘은 3분기 영업손실 1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4773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B2C부문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홈리모델링 부문 매출은 158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5.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홈퍼니싱 부문은 16.3% 감소한 1307억원을 기록했다. B2B부문 매출이 21.4% 상승하며 1199억원을 기록한 것이 유일한 위안이다. 올해 여러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실적 방어에는 실패한 모습이다.

주택거래량 감소 영향이 가장 크다. 지난 7~8월 한국부동산원 통계 기준 전국 주택거래량은 작년 동기 대비 56.6%,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8.6% 감소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하는 부동산소비심리지수도 지난 8월 기준 89.4로 1년 새 40포인트(P) 가까이 하락했다. 여기에 원자재 가격, 인건비, 임대비 상승 등 비용 부담도 반영됐다.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리바트·신세계까사 등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리바트 3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2분기 B2C부문과 빌트인 가구 감소 등의 여파로 적자를 기록했다. 강점으로 꼽히는 B2B부문 실적에 따라 3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이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까사는 매장 수 증가로 매출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수익성에는 물음표가 달려있다.

가구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도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연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고한 만큼 주택 시장이 회복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이사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리모델링, 홈퍼니싱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렵다. 업체들은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등 거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한샘은 4분기 부분 시공 상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이사를 가지 않고 집을 고치는 틈새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시공 전문 자회사 '한샘서비스'를 통해 책임시공 체계를 강화하고 시공 기간과 편의성도 제고할 방침이다. 현대리바트는 토털 인테리어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를 출시했다. 집테리어 또한 부분시공 패키지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연내 직영 전시장 12곳을 '리바트토탈' 매장으로 탈바꿈해 영업망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B2C 중심의 톱라인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을철 이사, 신축 아파트 입주 세대 수요를 동반해 B2C 홈퍼니싱 매출부터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