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성장 정체 수렁에 빠졌다.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성장률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이후 매 분기 증가하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 넘게 감소했다. 광고·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꺾인데다 게임 등 콘텐츠 사업 부진 탓이다. 4분기에는 서비스 먹통 사태 보상 문제가 겹쳐 실적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카오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조8587억원과 1503억원으로 집계했다고 3일 밝혔다. 매출은 전 분기보다 2%, 작년 동기 대비 7%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12%, 작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371억6100만원으로 84.2% 감소했다.
한 자릿수대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 감소는 카카오의 '성장 신호등'이 멈춘 것을 의미한다. 그간 카카오는 매분기 30% 이상 매출 성장을 기록해 왔으며, 영업이익 역시 증가세를 지켜왔다.
3분기 실적 부진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광고·커머스 시장 성장세가 꺾이고 국내 이용자에 대한 차별적 운영으로 논란을 빚은 게임 부문에서 매출이 급감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게임 매출이 296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다. 대만에서 출시된 '오딘'의 초기 매출 효과가 하향 안정화된 결과다. 뮤직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27% 증가한 2502억원, 스토리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2313억원으로 선전했지만 게임 매출 악화로 인해 3분기 콘텐츠 부문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8718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플랫폼 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작년 동기에 견줘 27% 증가한 9869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톡 관련 톡비즈 매출(선물하기, 배너 광고 등)은 작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4674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간 반면에 다음 등 포털비즈 매출은 109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4분기 실적은 카카오 먹통 사태에 따른 보상 문제로 수익성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가 유료 서비스 이용자뿐만 아니라 무료 서비스 이용자와 파트너 등 모든 이해관계자에게도 피해 보상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보상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 먹통 사태로 인한 매출 손실과 이용자 직접 보상에 따른 단기적 재무 영향은 약 4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 이용자와 파트너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 보상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먹통 사태에 따른 서비스 장애 기간을 127시간 30분으로 공식화하고 오는 6일까지 이용자에게 피해 접수를 받고 있다. 이후 적절한 지원 가이드를 마련해 보상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