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쏘렌토'가 현대차 '그랜저'를 제치고 한국인이 가장 많이 타는 국민차로 등극할 전망이다.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세단을 앞서 베스트셀링카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쏘렌토는 2002년 1세대 데뷔 이후 20여년 만에 국내 승용 베스트셀링카로 도약했다.
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신차 등록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승용차 1위는 쏘렌토(5만5710대)다. 같은 기간 그랜저는 5만5265대로 2위로 밀렸다. 이어 현대차 아반떼(4만5489대), 기아 카니발(4만4558대), 기아 스포티지(4만4103대) 순으로 집계됐다.
쏘렌토는 지난달까지 그랜저에 이어 올해 누적 판매 2위였으나, 10월 월간 판매에서 400대 이상 앞서며 1위에 올랐다. 그랜저가 올 연말 7세대로 모델 체인지를 앞두고 6세대 모델 생산과 판매를 줄이는 상황이어서 현재 추세라면 쏘렌토의 연간 판매 1위가 유력하다.
지난 수년간 베스트셀링카 자리는 그랜저가 압도적 판매량을 앞세워 지켜왔다. 그랜저는 2017년 이후 1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5년 연속 연간 1위 자리에 올랐다. 쏘렌토는 3~5위에 머물렀다.
국내에 시판 중인 쏘렌토 4세대 모델로 2020년 데뷔했다. 출시 3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동급 중형 SUV 최고 수준의 상품성을 인정받으며 여전히 신차 효과를 누리고 있다.
쏘렌토가 동급 국산 SUV 가운데 가장 먼저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을 도입했다는 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쏘렌토 전체 계약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연비 효율이 우수하면서 배출가스가 적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했다.
기아는 쏘렌토와 스포티지 등 탄탄한 SUV 수요를 바탕으로 내수 승용차 시장에서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1~10월 누적 판매는 38만6102대로 제네시스(10만9718대)를 제외한 현대차(32만4787대)를 크게 앞섰다.
내년 베스트셀링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 연말 완전 변경을 마친 신형 그랜저가 출고를 시작하며 내년부터 판매를 본격화한다. 쏘렌토도 내년 중 부분 변경 모델이 나올 예정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