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안전대책을 발표한 지 이틀만인 5일 사망사고가 발생한데 이어, 하루도 채 안돼 탈선사고까지 일어나 수십명이 다쳤다. 철도 안전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6일 20시 52분께 용산발 익산행 무궁화호 열차가 영등포역 인근에서 운행 중 궤도 이탈했다.
사망사고는 벌써 올해로 4번째이며, 탈선사고도 3번째다. 6일 발생한 사고로 7일 최장 3시간 지연되면서 승객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월요일 열차로 출근하려는 승객들이 많아 혼잡은 배가됐다. 코레일은 사고 발생 20시간이 지난 7일 17시 30분이 되어서야 복구 작업을 완료했다. KTX와 일반열차 모두 운행은 재개됐지만 사고 여파로 연쇄 지연이 일어났다. 6일 사고발생 시부터 7일 16시 50분까지 KTX 및 일반열차 106개 열차가 10~260분 지연운행 됐고, 228회 운행조정이 이뤄졌다. 경인선·경춘선·수인분당선 전동열차는 운행구간이 단축됐으며, 광명 셔틀전동열차 운행이 중지됐다. 지난 7월 SRT 탈선 사고는 오전 7시에 복구가 완료됐지만 이번 사고는 탈선된 칸 수가 6칸으로 SRT 사고 2칸에 비해 많아 시간이 더 소요됐다. 게다가 문형 전철주로 인해 기중기로 차량을 선로에 안착시키는 작업에 애로가 있기 때문이라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앞서 5일 저녁 8시 20분께 경부일반선 오봉역에서 차량정리 작업 중이던 코레일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해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4번째로 일어난 중대재해 사고다. 코레일은 가장 많은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썼다.
지난 3일 국토교통부는 철도 관련 유관기관들과 함께 안전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나희승 코레일 사장은 “두 번의 탈선 사고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은 차질 없이 추진하는 중이고, 향후 유사사고는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면서 비상관리 매뉴얼도 보완화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책 발표가 무색하게 회의 직후 이틀 연속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코레일의 안전 관리가 심판대에 올랐다.
해외출장 차 사우디에 체류 중인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철도공사는 이제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은 6일 탈선사고가 발생한 후인 23시 20분 대전 철도공사 본사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했으며, 7일 현장점검에 나섰다. 어 차관은 “최대한 모든 장비를 동원해 사고 복구에 만전을 기하고, 작업자 안전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