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에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제임스 박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독일 국제의약품박람회(CPHI)에서 “유럽과 미국에 많은 고객사가 있기 때문에 미국 생산기지 확장은 언젠가 해야 한다”면서 “진출 여부(if)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when) 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미국에서 생산기지 부지를 계속 물색해 왔다. 캘리포니아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인디애나주, 텍사스주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정하지는 않았다.
미국은 올해 상반기에 조 바이든 대통령 주도로 자국 내 바이오 제품 생산 물량에 인센티브를 주는 행정명령 '바이오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이 조치는 중국을 견제한 것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의 미국 진출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생산기지 확보와 별개로 바이오 이니셔티브가 자사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부사장은 “자세하게 조사를 했는데 전혀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바이오 이니셔티브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다. 한·미 양국에서 생산기지를 운영하면 중국을 견제한 바이오 이니셔티브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빅파마들이 현재 중국에 많이 맡기고 있는 의약품위탁개발(CDO) 물량을 옮길 후보 1순위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 송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2017년 CDO 사업을 시작한 후 주로 아시아 쪽에서 활동했다면 최근에는 글로벌 빅파마들과 많은 논의를 하고 있고, 일부는 계약 체결에 근접했다”면서 “수주한 CDO에서 임상이 잘돼 3~5년 후 CMO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빅파마 CDO 사업을 수주하게 되면 향후 CMO 사업까지 연결되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프랑크푸르트(독일)=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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