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애플 신형 아이폰14 프로시리즈 모델에 디스플레이 공급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해 온 시장이 2파전으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말부터 애플에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방식 OLED 패널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 신제품 출시 전 초기 생산 지연이 있었으나 기술 보완 과정을 거쳐 애플에 최종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가 모바일 제품 양산용으로 LTPO OLED를 애플에 공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TPO OLED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3에 처음 적용됐다. LTPO OLED는 모바일 기기의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기술 난도가 높다. 특히 펀치홀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LTPO OLED가 탑재된 최상위 모델인 6.7인치 아이폰14 프로맥스의 기술 진입 장벽이 가장 높다.
아이폰14 출시 이후 프로 모델 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 공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모바일용 LTPO OLED를 양산한 지 2년이 넘어 기술이 안정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프로맥스 모델에 OLED를 독점 공급하면서 3분기 최고 수익을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 가세로 삼성디스플레이 물량 비중은 일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BOE는 아이폰14 일반 시리즈에만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 일반 모델은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방식 OLED가 탑재된다. 이로써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4종 전체, LG디스플레이는 일반형과 프로맥스 등 2종, BOE는 일반형 아이폰에 OLED를 공급하게 됐다.
애플은 아이폰14 일반 시리즈 생산을 줄이고 프로 시리즈 비중을 대폭 늘리고 있다. 초고화소 카메라, 홀디스플레이 등 고사양을 프로 시리즈에 집중한 '급나누기' 전략을 가동한 영향이 크다. 프로 시리즈 생산 비중은 60~70% 늘었다. 애초 예상보다 프로 시리즈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의 생산량도 늘게 됐다.
공급 개시를 계기로 LG디스플레이 4분기 실적도 일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매출 6조7714억원, 영업손실 7593억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전사적으로 신사업 발굴, 재고 관리, 비용 절감 등에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 관계자는 “아이폰14가 일반형 모델 일부 감산에 들어갔지만 프로시리즈 인기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애당초 공급 계약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