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회복'에서 '둔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국책연구원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11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여건 악화에 따라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약화하는 모습”이라며 “향후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점차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KDI는 지난 9월 동향에서 '경제 회복세 완만'에서 '경제 회복세 약세'로 진단을 하향 조정했으며, 이달에는 '성장세 약세'로 한층 더 어두운 전망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경기 둔화 지표는 수출이다. 10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하며 2020년 10월 이후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17.4% 급감했다.
제조업 생산도 주요 수출 품목을 중심으로 부진했다. 9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4.5% 감소해 세 달 연속 줄었고 태품 힌남노 영향으로 1차 금속 생산도 15.7% 감소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123.4%로 전월보다 상승해 제조업 부진 지속을 시사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측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주요국 제조업 심리가 약해진 점 등은 세계 경제가 둔화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소비와 투자 부문도 미분양 주택 수 증가,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등으로 인해 제약될 가능성이 커졌다.
레고랜드 사태 등 일시적인 신용 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커졌다. AA-등급 무보증 회사채 2년물 금리와 국고채 3년물 금리 간의 차이인 신용스프레드는 같은 기간 109베이시스포인트(BP)에서 140BP로 확대됐다.
9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대비 5.6% 증가했고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70만7000명 증가하는 등 대면업종의 생산과 고용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