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직접 책임지고 국가안전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같은 공공안전사고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일상에서 접하는 대표적 위험이 바로 인파'라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하철과 쇼핑몰, 경기장, 공연장, 도로 등 구체적 사례도 제시했다.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은 맞춤형 안전관리체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국가안전시스템 대전환을 주제로 발제했다. 참석자들은 매뉴얼·규정 중심 소극적 대응이 아닌 실전·현장에서의 대응능력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또 현장과 괴리된 안전 규제가 아닌 안전 최우선의 정책 추진 및 집행 이행력 확보와 늑장보고·근무지 이탈 등의 책임감 부재를 막을 신상필벌 강화, 현장 지휘 권한 대폭 강화, 경험과 개인 능력이 아닌 시스템과 정보기술(IT)에 기반한 과학적 안전관리, 부처·기관 간 칸막이 없는 시스템 연계 및 유기적 소통 강화 등 의견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다양한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안전관리의 권한과 책임, 그리고 신속한 보고체계에 관해 전반적인 제도적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에 대비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경찰 업무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이번 참사와 관련해 진상규명이 철저하게 이뤄지도록 하고, 국민께 그 과정을 투명하게 한점 의혹없이 공개하도록 하겠다. 그 결과에 따라 책임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엄정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찰 보고라인인 서울 용산경찰서장과 서울청 상황관리관, 서울청장, 경찰청장,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이번 참사를 책임있게 수습하는 것은 물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날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에는 정부와 민간, 현장, 여당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정부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과기부, 행안부, 문체부, 산업부, 복지부, 고용부 장관과 국무조정실장, 경찰청장,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 소방청장 직무대리가 자리했다.
민간에선 권혁주 서울대 행정학과 교수와 김은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클라우드기술지원단장, 민금영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통신·네트워크 연구교수,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장홍석 SK텔레콤 광고·Data 부사장, 정재희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가 머리를 맞댔다. 현장 공무원으로는 임영재 서울 종로경찰서 경비과장, 김기환 서울 송파소방서 구조팀장, 윤한승 서울교통공사 종로3가(1호선) 역장, 당에선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참석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