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탈선에 사조위 "열차 진입 전 이미 레일 파손"

한국철도공사에 긴급 안전권고 발행

영등포역 열차 탈선 사고 관련, 열차 진입 전 이미 선로 분기부 텅레일이 파손되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6일 발생한 영등포역 무궁화호 궤도이탈 사고와 관련해 8일 오후 10시 한국철도공사에 긴급 안전권고를 발행했다고 9일 밝혔다.

긴급 안전권고는 사고조사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에 대해 긴급한 안전조치가 필요한 경우 발행한다. 사조위는 초동 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고열차가 사고구간에 진입하기 이전에 이미 선로 분기부의 텅레일(tongue rail)이 파손되어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사고 이후 파손된 레일을 수거하여 조합한 상태의 사진. 사진=사조위
사고 이후 파손된 레일을 수거하여 조합한 상태의 사진. 사진=사조위

텅레일은 분기점에 길을 바꿀 수 있도록 된 레일로, 기본 레일에 붙였다 떼었다 하면서 열차가 지나갈 선로를 만드는 장치다. 사조위는 사고발생 즉시 조사팀을 현장에 급파해 사고 차량, 잔해, 레일 상태를 확인하고, 운행기록, 무선녹취록, CCTV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사고열차의 전방 CCTV 영상 및 차륜의 충격 흔적 등을 통해 파손 사실을 확인했다.

사조위는 사고열차 보다 4분 앞서 사고구간을 운행한 선행열차(KTX)의 전방 CCTV 영상에서는 텅레일의 파손상태가 식별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선행열차가 지나가면서 레일 파손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사고발생 열차(무궁화호)의 사고지점 통과전 전방 CCTV 영상 캡쳐 사진 (레일 절손 파단면 식별됨). 사진=사조위
사고발생 열차(무궁화호)의 사고지점 통과전 전방 CCTV 영상 캡쳐 사진 (레일 절손 파단면 식별됨). 사진=사조위

사조위는 유사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긴급 안전권고를 발행했다. 철도공사가 사고구간과 유사한 분기부 텅레일의 균열 또는 절손 여부 등을 특별 점검해 결함사항이 발견될 경우 신속한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도시철도 포함 다른 철도 운영사에도 관련 내용을 전파하여 유사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향후 사조위는 파손된 텅레일의 파단면 분석·재료시험 등을 통해 레일의 파손 사유를 집중 조사하고, 유지관리의 적정성이나 제도적인 문제점 여부도 확인하는 등 사고원인을 규명해 공표할 계획이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