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행사인 '컴업(COMEUP) 2022'가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막을 올렸다.
컴업은 한국 창업 생태계를 세계에 알리고, 해외 투자자 및 스타트업과 교류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이다. 행사에는 미국·독일·이탈리아·베트남·영국 등 19개국 250여명이 참여했다. 특히 올해부터 민간주도-정부조력 방식으로 전환하고 스타트업 중심 행사로 탈바꿈했다.
올해 행사에선 콘퍼런스, 컴업스타즈, 오픈이노베이션, 부대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콘퍼런스는 생존·혁신 전략, 투자유치 등 스타트업 생태계 관심사를 주제로 국내외 80여명의 연사가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첫 포문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박재욱 코스포 의장(쏘카 대표)이 열었다. 이 장관은 올해 키워드로 △규제개혁 △글로벌을 꼽았다.
이 장관은 “비대면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국내 법체계는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 있다”면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곳곳에서 스타트업이 달리는 것을 막고 있어,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중기부가 개선할 수 있는 규제는 과감히 푸는 동시에 규제로 국내 사업이 어려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해외 성공 사례를 국내 규제 개선 동력으로 삼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이 장관은 “국내 유니콘 기업은 23개나 되지만 여전히 '글로벌'에는 목 마르다”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하는 게 다음 라운드 미션”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스타트업이 투자 혹한기를 맞아 생존이 최우선 과제라고 진단했다.
박 의장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성장하는 성공 방정식에서 비즈니스모델(BM)이 동작하고 수익화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옮겨졌다”면서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기업도 민간투자를 받지 못해 생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정책 지원과 프로그램을 중기부에 요청했다.
이 장관은 △기조성된 8조3000억원 규모 벤처펀드의 투자 유인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활성화 등을 통한 민간자금 확대 △글로벌 펀드 결성 확대 △50조원 규모 금융지원정책 등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네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컴업을 대표하는 혁신 스타트업 70개사로 꾸린 부스도 운영됐다. 레티널은 증강현실(AR) 스마트글래스에 활용되는 핀 미러 광학계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기존 제품보다 2배 작고 3배 가벼우며 8배 오래가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실제 안경과 같은 스마트 글래스를 구현한다. 커버링은 쓰레기 처리 불편함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분리수거 대행 솔루션을 소개했다. 향후 중고 물품까지 확장해 '모든 물품을 편리하게 처분할 수 있는 서비스'로 성장하는 게 목표다. 노드는 생체투과율이 높은 펄스전자기장을 사용한 비삽입형 비염 치료기 '아이코'를 선보였다. 삽입형 치료기 사용이 어려운 중증환자나 소아 청소년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대기업이 참여하는 오픈이노베이션과 CVC 상담 부스도 운영했다. 또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영국 국제통상부, 이탈리아무역공사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협업 프로그램과 예비창업자, 스타일테크 기업, 넥스트 유니콘이 참여하는 부대행사도 열렸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