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 점유율이 올 연말 4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엄 TV 주류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넘어가고 있다.
1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500달러(약 215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LCD 제품(네오QLED, QLED, 크리스털 UHD, QNED, 나노셀, 울트라 HD 등)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19년 73.9%에서 점차 낮아져 올해는 59.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줄어든 LCD 제품의 점유율을 OLED 제품(올레드, QD-OLED 등)이 차지, 같은 기간 26.1%에서 40.4%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표 프리미엄 TV 시장인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는 '선수 교체' 분위기가 더욱 확연하다. 옴디아는 북미·유럽 시장 LCD 제품 비중이 2019년 73.5%에서 올해 49.1%로의 급락을 전망했다. 반면에 OLED 제품은 같은 기간 26.5%에서 50.9%로, 처음으로 점유율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통상 프리미엄 제품으로 불리는 1500달러 이상 고가 TV의 출하량은 연간 1000만대 내외”라며 “주류의 변화가 확연해진 만큼 이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LCD 제품의 입지가 좁아든 것은 TV업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각 사의 실적 발표와 증권가 리포트 등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 LG전자, TCL 등 세계 톱3 업체가 나란히 TV 사업에서 적자를 기록했다.
주요 업체는 OLED 시장 대응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수량 기준 점유율 60%로 1위 업체인 LG전자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올해 초부터 해외시장 중심으로 QD-OLED TV를 출시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55인치와 65인치 두 가지에 불과한 OLED TV 라인업을 내년에 49인치 및 77인치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지난 9월 독일 IFA 2022 현장에서 “QD-OLED의 생산능력을 더 늘려야 하고, 소비자가 원하고 찾으면 라인업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OLED 라인업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옴디아는 내년 세계 LCD TV 시장을 891억6833만달러(약 127조원) 규모로 예상했다. 최악의 수요 절벽을 겪고 있는 올해 시장 전망치보다도 약 32억3930만달러(4조6000억원) 더 낮다. 팬데믹 효과에 수요가 정점을 찍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15% 이상 떨어지는 수치다. LCD TV 매출이 900억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도 TV용 LCD 패널에서 손을 떼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을 끝으로 TV용 LCD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LG디스플레이도 내년 중으로 TV용 LCD 패널의 국내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1500달러 이상 TV 시장 기술별 비중(금액 기준, 2022년은 전망치)
[자료:옴디아]
북미·유럽 '1500달러 이상' TV 시장 기술별 비중(금액 기준, 2022년은 전망치)
[자료:옴디아]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