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와 시중은행 모두 플랫폼을 지향하면서 획기적으로 여겨져온 핀테크 사용자경험(UI)은 더 이상 새롭지 않게 됐다. 핀테크와 금융사가 금융·비금융으로 플랫폼 경쟁 영역을 확장하는 핀테크 4.0 시대는 누가 금융 문제를 기술로 더 잘 해결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15회 스마트금융 콘퍼런스에서는 핀테크, 인터넷전문은행, 금융사가 한 목소리로 핀테크 4.0 시대 경쟁이 이미 시작됐음을 알렸다. 이들은 모두 '신발 속 모래알' 같은 금융 문제를 간파하고 데이터와 기술, 아이디어를 이용해 해결해내는 것이 성장 기회로 직행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서래호 네이버파이낸셜 금융사업총괄 책임리더는 혁신금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만능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데이터는 활성사용자를 분석하기 좋은 수단이지만 사용자를 유입시키고 이탈을 방지하려면 사람이 수많은 가설을 세우고 무수히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데이터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규돈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핀테크와 은행 모두 플랫폼을 지향하는 경쟁을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서비스형뱅킹(BaaS)이 새로운 연결을 가시화하는 금융서비스 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규돈 CTO는 “뱅킹은 이제 단순 상품이 아닌 '라이프 풀필먼트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플랫폼은 단순 제휴 문제가 아닌 엔지니어링 역량이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온·오프라인 연계를 넘어 오프라인-메타버스-모바일을 연계한 새로운 혁신금융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메타버스 환경의 디지털금융 플랫폼은 금융 상품·서비스를 넘어 다양한 비금융과 연계하는 '마켓플레이스 뱅킹'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영두 신한은행 디지털전략그룹 팀장은 “MZ세대가 보여주는 새로운 투자와 소비 추세, 디지털자산의 등장, 뱅크가 아닌 뱅킹서비스 중요성 확대 등을 고려할 때 메타버스를 이용한 금융 사업 확장은 필수”이라며 “현실과 가상을 잇는 강력하고 유연한 금융 생태계를 조성해 미래 고객 기반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택 동국대 교수는 미래 금융시장 키워드를 △고객 접점 확대 △수익화 △효율화로 제시했다. 이를 달성하는 것은 비금융·비정형·실시간 데이터를 분석해 전 영역을 지원하고 의사 결정까지 가능한 '데이터 리딩 금융'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와 핀테크, 빅테크가 서로 경쟁하면서도 협력하는 디지털금융 환경을 고려해 균형있는 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동엽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은 “동일기능 규제 원칙을 적용하되 정말 동일기능 인지 면밀히 살펴 현장 애로를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또 “규제에 따른 제약을 기술 기반 아이디어로 풀어내 금융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가 다수 있는 만큼 업계 새로운 시도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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