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안산 산업도시 40년 역사를 한눈에···안산산업역사박물관을 가다

안산산업역사발물관 전경
안산산업역사발물관 전경

국내 3대 국가산업단지 중 시화·반월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해 국가산업발전의 뿌리 역할을 해온 경기 안산시에 특별한 박물관이 최근 문을 열었다. 바로 반월·시화국가산단 약 40년 역사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이다.

이는 경기도 최초 산업역사 박물관으로, 2012년 안산시가 산업역사를 테마로 박물관 조성 계획을 세운 지 10년 만에 탄생했다.

이 박물관은 시비 201억원과 국·도비 49억원 등 250억원이 투입돼 1만300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3층, 건축 총면적 5160㎡로 건립됐다. 1층은 기획전시실과 영상실·수장고·수유실, 2층은 상설전시실(3곳)과 기획전시실·개방형 수장고·로비홀, 3층은 사무실·교육실(4곳)·개방형 수장실·자료실·사무실 등으로 조성됐다.

기자가 방문한 이 박물관은 야외 전시장부터 반월·시화국가산단 노동자의 흔적이 묻어있었다.

야외 전시장에는 1980년대 근로자들이 반월·시화국가산단으로 출퇴근하던 옛 통근버스가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로비에 들어서자 1층부터 3층까지 천장이 뚫려 시원한 느낌을 주고, 가운데는 2000년대 포장기계 전문업체 '솔팩'에서 생산한 로터리 자동포장기계가 위치해 위엄을 자랑했다.

벽에는 박물관에 기증해 준 44개 업체를 전시했다.

2층 상설전시실1에는 '산업과 도시'를 주제로 전시가 펼쳐졌다. 안산에 조성된 산업단지 역사를 비롯해 농업과 어업, 간척지를 이용한 농경지와 염전, 첨단 미래산업까지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었다.

산업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 금형과 주조,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다양한 제품이 전시돼 있다.

상설전시실2는 '산업과 기술'을 주제로 뿌리산업, 전기·전자산업, 자동차산업, 기계산업 등 한국 산업과 기술 발전 토대가 된 안산 산업을 소개한다.

1960년대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기술제휴를 통해 제작된 최초 국산 경승용차 신진 퍼블리카와 기아 경3륜 트럭 T-600(뒷줄 왼쪽), 포니2 픽업 차량이 전시돼 있는 모습.
1960년대 일본 도요타 자동차와 기술제휴를 통해 제작된 최초 국산 경승용차 신진 퍼블리카와 기아 경3륜 트럭 T-600(뒷줄 왼쪽), 포니2 픽업 차량이 전시돼 있는 모습.

1960년대 제작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용달 트럭 '기아 경3륜 트럭 T-600(경기도 등록문화재 제5호)'과 1960년대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기술제휴를 통해 제작된 최초 국산 경승용차 '신진 퍼블리카' 등이 전시돼 관람객 시선을 사로잡는다.

제품생산공정에서 각종 부품 용접에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M-6iB) 등도 전시돼 있다.

목제 솜틀기(경기도 등록문화재 제11호)와 동주염전 소금 운반용 궤도차(경기도 등록문화재 제10호) 등 산업 기기도 눈에 띈다.

수장고에는 옛 TV와 컴퓨터, 공중전화 등도 만날 수 있다.

상설전시실3에서는 제지인쇄산업, 섬유염색가공산업, 화학산업과 관련한 제품과 제조용 기계를 전시한다.

동아출판 안산공장에서 사용됐던 형압기, 재단기, 활판인쇄기, 자모조각기, 활자주조기 등 인쇄출판 기계와 물레를 대체한 기계 와인딩 머신 등이 전시돼 있다.

박물관은 구매와 기증, 기탁 등으로 1만여점 자료를 수집·보관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은 대한민국 산업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안산 산업사와 변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역사적 현장이 되고 새로운 산업 동력을 모색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김동성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