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골프장은 업무강도가 센 곳이다. 구인난을 호소하는 대표적인 사업장이다.
“고된 육체적 업무도 마다하지 않고, 불만 없이 묵묵히 일해 줄 직원은 없을까?” 스크린 골프 업주의 이 같은 바람을 만족시켜줄 방법은 있다.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서빙 로봇을 도입하면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국내 스크린 골프장 가운데 가장 먼저 서빙 로봇을 도입한 대구 달서구 두류동 소재 광장스크린골프장은 로봇 도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곳이다.
서빙 로봇을 도입한 지 6개월을 맞은 해당 업주에게 서빙 로봇이 아직도 별문제 없이 업무를 잘 수행하고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광순이(서빙 로봇 애칭)를 이젠 승진시켜야 할 것 같아요. 손님에게 식음료 서비스를 불만 없이 척척 해내고, 인건비 절감 효과도 큽니다. 조만간 로봇 아르바이트를 하나 더 뽑을까 봐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서빙 로봇은 현재 대여비가 월 50만~100만원(KT 월 60만원) 수준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로봇 가격도 점차 내려가는 추세다. 하지만 인력을 채용하면 월평균 200만원 인건비가 들다 보니 비용 측면에서 로봇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거기다 직원 채용 때 필수인 4대 보험 가입도 필요 없다. 잡다한 심부름을 서빙 로봇이 수행하다 보니 업주와 직원은 여유롭게 손님을 응대할 수 있게 돼 고객 서비스 질도 좋아졌다.
지난달 열린 대구음식산업박람회에서는 조리 로봇이 면과 튀김 요리를 하고, 협동 로봇이 맥주컵에 생맥주 거품을 일정 비율로 유지하며 따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업장이 아니더라도 이젠 다양한 행사장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내 및 서빙 로봇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업무효율이나 비용 절감 측면이 아니더라도 고풍적 가게에서 만나는 서빙 로봇은 뭔가 오묘한 앙상블을 느끼게 한다. 대구 시내 중심가에는 40년 넘은 경양식집이 있다. 레트로풍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학창 시절 즐겨 먹던 그때 그 돈가스와 함박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선 30년차 베테랑 지배인이 서빙 로봇 도움을 받으며 일하는 흥미로운 광경을 엿볼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외 서빙 로봇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요식업계는 이미 지난해부터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제공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최저임금 상승과 힘든 일자리 기피 현상이 겹치면서 서비스업계를 중심으로 무인화 및 로봇 도입 현상이 뚜렷하다.
통계청은 내년 국내 서빙 로봇 보급 대수가 1만대를 넘어서고, 시장 규모도 25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로봇 선도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대구는 서비스 로봇 수요 창출 및 실 환경 실증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구의료원, 대구미술관, 동대구역 등 다중이용시설에 안내, 방역, 청소 등 각종 서비스로봇을 활용하는 실증·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