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가 이태원 참사 이후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만났지만 서로의 입장만 확인했다.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사이에 둔 여야 갈등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 본청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구성을 위해 만났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보다 강제 수사에 무게를 뒀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취재진과 만나 “만약 필요하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국정조사를) 고려할 수 있지만 지금은 신속한 강제 수사를 하고 있다. 국정조사는 정쟁만 유발하고 수사를 방해할 뿐”이라며 민주당의 요구를 일축했다.
또 “지금까지 국정조사를 통해 새로운 걸 밝힌 게 없다”며 “이미 행안위 긴급현안 질의와 운영위 국감에서도 나올 만큼 다 나왔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국정조사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해 장외 투쟁까지 하는 정략적 목적의 욕구”라고 지적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수사와 함께 국정조사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취재진과 만나 “국정조사와 법안·예산 심사는 별개의 문제”라며 “처음에는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하자고 했는데 지금은 예산·법안 심사를 위해 나중에 판단하자는 것은 결국 핑계를 대서라도 국정조사를 하지 않으려는 취지”라고 비판했다.
또 “(국정조사는) 공개적인 자료 검증과 증인을 통해 진실을 규명할 수 있다. 그 증언 결과가 향후 특검 수사 자료로 쓰일 수밖에 없어 당연히 도움이 된다. 재발 방지 대책까지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정조사 요구서는 범야권이 키를 쥐고 있다. 민주당과 정의당, 기본소득당 등이 제출한 국정조사 요구서는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민주당 측은 여당이 참여하지 않는 범야권 중심 국정조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범야권만으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요구서를 처리할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김 의장께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요구하는데도 국정조사를 거부한다면 국정조사법에 규정된 대로 절차에 따라 특위 구성, 특위계획서 작성에 착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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