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 발전으로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디지털전환(DX)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과정에서 생산·소비·유통 방식 등이 대면 중심에서 비대면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글로벌 DX 흐름이 더욱 가속되는 모습이다. 이미 세계 주요 국가는 DX를 국가 경쟁력 확보의 핵심 동력으로 인식하고 대응해 나가고 있다. 다수 기업은 디지털 기술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을 위한 촉진제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일까로 고민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기업과 조직의 업무 전환을 위해서는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업무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형태를 전환해야 한다. 즉 DX는 기업이 빅데이터·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과 같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면서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전환하고 동시에 조직과 기업 문화도 변화시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소수의 선도적인 조직을 제외하고 다수 기업은 DX 추진을 위한 첫걸음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들 대부분은 기술과 인력, 관련 분야의 투자 등이 부족함을 이야기한다. 규모가 작은 기업은 DX를 추진할 전담 인력과 시스템 부재의 아쉬움을 피력한다. 그들의 어려움을 살펴보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를 모르는 경우도 많다.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DX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DX 활동 및 지원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최근 DX에 실패하는 중소기업을 살펴보면 '디지털 기술 도입'에만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DX는 비즈니스 일부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는 성과를 낼 수 없으며, 비즈니스 방식을 개선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성공적인 DX 전략은 어떻게 수립해야 할 것인가. 가장 먼저 조직의 DX 수준을 진단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도입하고 활용해야 중소기업의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무턱대고 디지털 기술을 도입할 경우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 교수는 “효과적 관리는 정확한 측정에서 비롯된다”라는 유명한 메시지를 남겼다. 성공적인 기업 경영을 위해서는 지금 기업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결과를 토대로 관리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기업의 DX를 위해서는 DX 역량 진단이 중요하다. 기업의 경우 잠재적 편익을 구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투자 요인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DX의 수용성을 제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은 구성원의 디지털 기술 활용 인식을 높일 수 있으며, 인식이 높아질수록 디지털 기술의 변화를 넘어 경영 전반에 걸친 혁신과 기업의 장기적 비전까지도 포함하는 지속 성장이 가능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산업의 성공적 DX를 위해 체계적인 DX를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고 결과를 국가통계자료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기업 모두 성공적인 DX를 위한 체계적인 접근과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이홍주 숙명여대 교수 blue1024@sook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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