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근거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4%에 초근접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엎었다. 3.8%를 기록했던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코픽스 인상분은 16일부터 시중은행 주담대 대출 금리에 반영될 예정으로 영끌족의 '패닉'이 불가피해졌다. 일각에선 집값이 10년마다 요동치는 '부동산 10년 주기설'이 재현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은행연합회는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전월 대비 0.58%포인트(P) 인상된 3.9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코픽스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2012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9월 처음으로 3%대를 기록한 코픽스는 이제 4% 돌파를 목전에 뒀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가 3.98%를 기록한 것은 이번에 처음이며, 2011년 7월 종전 3.8%였던 최고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다”고 설명했다.
코픽스는 NH농협, 신한, 우리, SC제일, 하나, 기업, KB국민, 한국씨티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이번 코픽스 상승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4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P 금리인상)을 밟는 등 전체적인 금리 상승 기조가 영향을 미쳤다. 앞서 한국은행도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라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지난달 기준 종전 대비 0.5%P 인상된 3.0%다.
코픽스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기존 주담대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서민과 영끌족의 이자 부담도 더 커지게 됐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은행이 지난달 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 대상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잔액 기준, 신잔액 기준 코픽스보다 시장금리 변동을 신속하게 반영한다.
일각에선 부동산 10년 주기설이 재현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 10년 주기설은 극심한 거래 침체 여파로 10년마다 사이클처럼 집값이 오르고 내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 2012년 당시 은행들의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대 중반까지 오르면서 아파트 거래량도 세계적인 금리 인상 추세로 매수심리가 급격히 위축돼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었다.
현재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연 5.09~6.821%로 집계됐다. 일부 은행 간 차이는 있지만, 코픽스 인상만큼 이들의 주담대 금리도 16일부터 인상된다. 농협은행은 16일부터 종전 연 5.09~6.19%이던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를 연 5.67~6.77%로 인상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코픽스 상승은 예상했지만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은 예상 밖”이라며 “코픽스 인상은 주담대 금리에 바로 반영되는 만큼 기존 대출자는 물론 실수요자 부담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료:은행연합회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