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간 농협IT는 과거 시련을 바탕으로 보안·백업·비상대응 체계를 비롯해 IT부문 전반에 걸쳐 큰 전환을 이뤄냈습니다. 이제는 클라우드 확산, 계열사 차세대시스템 구축 지원, 해외지점 IT·디지털 효율화를 이끌어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안전한 시스템을 서비스하는 선두 금융사로 올라서겠습니다.”
조상진 NH농협은행 IT부문 부행장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단호하게 농협 IT부문 경쟁력을 조목조목 짚었다. 예고없이 발생하는 재해·재난에 즉각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조직 특성 상 '100% 완벽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농협중앙회와 수많은 계열사, 농협금융 7개 계열사 IT인프라를 통합 운영하는 방대한 조직인 만큼 타 금융사 대비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이 탁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NH통합IT센터는 최신 디지털금융 흐름에 맞게 작년부터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으로 주요 계열사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2018년부터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시작했으며 전담팀을 꾸리고 중장기 정책을 수립해 실행하고 있다.
조상진 부행장은 “단계별 전환 계획에 따라 레거시 플랫폼 업무를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있다”며 “현재 135개 업무를 전환했고 내년에 대부분 업무를 클라우드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농협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활용한 재해복구(DR)시스템을 시범 구축하고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기술이나 디지털 혁신 업무에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적용해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하면서 안전을 확보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NH통합IT센터 내에 비어있는 여유 공간 2개층의 활용 방안도 살필 예정이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이뤄지는 주요 계열사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원활하게 지원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농협은행은 올해 정보계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을 실시해 현재 테스트 중이다. 내년에는 비대면 채널에 대한 차세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해외지점 확대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핵심 과제 중 하나다. 현재 농협은행은 뉴욕, 하노이, 북경, 홍콩 지점을 운영하고 있고 최근 호주 시드니 지점을 개점했다. 해외 금융사업 후발주자인 만큼 타행과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해외지점 표준모델을 개발해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조 부행장은 “각 국가마다 요구사항이 다르지만 공통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을 모아 표준모델을 구성했다”며 “하노이 지점 시스템 기반으로 모델화했고 해당 표준모델 덕분에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북경, 홍콩, 시드니 지점의 전산시스템을 동시 구축하고 현지 최적화해 11개월 만에 시스템 구축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금융권에서 처음 시도된 의미있는 작업”이라며 “내년도 개점 예정인 인도 노이다지점 등 모든 국외지점에 적용할 수 있도록 표준모델을 더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