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10대 그룹으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특별회비를 받는다고 16일 밝혔다. 대한상의는 이날 상의회관에서 '엑스포 특별회비 관련 브리핑'을 열고 회비 책정과 납부 경위를 설명했다. 삼성, SK 등 10대 그룹이 10억원에서 70억원에 이르는 특별회비를 각각 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기업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대한상의는 지난 9월 7일 의원총회를 열고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지원 민간위원회' 참여 기업의 자발적 필요에 따라 특별회비를 납부하는 안건을 의결했고, 일부 기업이 회비를 납부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특별회비를 납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태희 상근부회장은 “특별회비 납부 절차는 이사회를 통해 자체 프로세스를 거쳐 투명하게 진행됐다”면서 “어떤 외부의 요청이나 압력 없이 민간위원회 차원에서 기업 의견을 모아 자율적으로 특별회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상의가 목표로 한 금액은 311억원 안팎이다. 과거 여수엑스포 때 업계가 141억원을 모아 정부에 기부한 상황과 물가상승 등을 감안, 책정했다. 특별회비 사용처는 민간유치위원회의 국내외 공식행사경비, 메타버스 및 플랫폼 구축비, 컨설팅, 홍보비 등이다. 목표 금액은 조정될 수 있다. 현재 기업들이 1차 목표치 가운데 일부를 납부하고 있다.
부산세계박람회유치지원 민간위원회 관계자는 “기업이 유치 활동에 참여해서 각국 정상들을 만나 신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글로벌 네트워킹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이고, 유치 성공 시 국가 브랜드 상승은 물론 기업 이해관계와도 일치한다”며 기업의 자율적 회비 납부 배경을 설명했다. 우 부회장은 “사용처와 비용 처리 결과는 투명하게 관리하고, 유치 활동이 종료되면 필요한 경우 외부 감사를 받도록 하겠다”면서 “대한상의의 전통과 신뢰를 훼손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최태원 회장이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민간위원장직을 맡는 등 민간을 대표해서 유치 활동을 하고 있다. 삼성, SK, 현대차, LG그룹 등도 글로벌 역량을 동원해 세계 각국의 주요 인사들을 만나 유치 지지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 전체 계열사가 약 70억원을 납부할 예정인 가운데 삼성전자는 최근 서울상의에 민간 차원의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을 위한 경비 지원 명목으로 특별회비 47억2300만원을 납부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27일 공시했다. 대한상의는 기업별 납부 금액에 대해서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만큼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
외부 압력 없이 자율적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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