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C카드 독자 표준인 'KLSC'의 상용화가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 전국 단위 인프라 테스트 안정·검증이 애초 예정보다 시일이 걸리면서 전체 일정이 늦어진 것이다. 일반인에게는 낯설지 모르겠지만 KLSC의 의미는 상당하다.
비자, 마스터카드 등 해외 대형 브랜드 주축의 EMV 표준 종속을 끊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볼 수 있다. 국내든 해외든 카드결제가 이뤄지면 국내 카드사는 이들 해외 카드사에 로열티를 내야한다. 사용자와 상관없어 보이지만 결국 카드 결제가 이뤄지면 로열티 비용이 발생하고, 국내 카드사는 로열티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국 독자 표준이 제정되면 해외 브랜드 카드사에 막대한 로열티를 주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한국은 IC카드 표준으로 비자, 마스터 등이 공동 제정한 국제기술 표준 EMV 규격을 써야 했다. 국내 카드사도 IC카드를 시장에서 쓰기 위해서는 이들 해외 카드사의 EMV 규격을 차용할 수밖에 없어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IC 규격 종속의 끈을 끊기 위해 추진되는 게 KLSC 프로젝트다. KLSC는 코리아로컬스마트카드 약자로, 국내 전용 IC칩 신용카드 표준규격을 의미한다. 한국 IC카드 표준을 제정해 해외 브랜드사의 EMV 규격을 차용하지 않아도 모든 카드사가 호환해서 쓸 수 있게 하자는 대형 사업이다.
국내 카드사와 여신금융협회가 추진하고 있지만 상용화가 계속 연기되고 있다. 내수 기반 국내 카드사가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최근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 등 오히려 글로벌 카드사의 지배력이 확대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독자 규격의 IC카드 상용화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해외 카드사의 종속을 끊어 내기 위해 독자 IC카드 상용화는 필수다. 더 이상 늦춰져선 안 된다.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조속한 상용화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