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 통제를 개선해야 합니다. 주52시간제의 급격한 도입으로 인해 발생한 산업현장 충격도 해소해야 합니다. 연간근로시간 여전히 높은 만큼 지속적인 실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해야 합니다.”
노동시장 개혁과제 발굴·검토를 위한 전문가 논의기구 미래노동시장 연구회가 17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근로시간 제도에 대해 논의했다.
연구회 소속 권혁 교수는 '미래 노동시장을 준비하기 위한 근로시간의 자율적인 선택권 확대 방안'을 주제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의 시급성과 개편의 기본방향을 설명했다. 일하는 방식의 다양성에 대응한 근로시간 법제의 현대화를 위해 검토 중인 과제도 발제했다.
권 교수는 먼저,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 통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근로시간 관련 제도는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로 출근하여 일하고 같은 시간에 퇴근하는 전통적 공장형 노동과정을 전제로 설계됐다”면서 “70여년의 시간이 지난 우리 사회는 디지털 혁명, 노동력 고령화 등에 따른 산업환경 변화에 상응하는 노동시장 규율체계의 구조적 변화를 모색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성과 다양화가 노동시장의 화두지만 우리나라의 근로시간 제도는 1일 8시간, 1주 40시간의 획일적인 규율 방식을 유지하고 연장근로의 산정 주기 또한 1주 단위로 정해 시장변화와 경기변동에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이제 사업장에 머무는 시간과 성과를 분리하고, 노동의 성격과 직무의 속성에 상응하는 시간 관리 및 보수 결정의 방법을 고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주52시간제의 급격한 도입으로 인해 발생한 산업현장 충격도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었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 경제규모, 경제활동 다양성 등을 고려할 때 노동시간 등 일하는 방식에 대한 제도적 규율은 자율적 결정과 선택의 영역을 넓혀 나가는 방식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와 제도의 역할은 중소사업장의 취약근로자, 야간·위험노동 종사자 및 불가피한 장시간 근로자 등에 대한 보호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높은 연간근로시간에 대해 지속적인 실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도 이었다.
권 교수는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716시간 대비 약 200시간이 많은 1915시간 수준”이라면서 “휴가 사용 방법을 다양화하고 기간을 자유화해 휴가의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건강한 노동력 재생산의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자발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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