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IBK기업은행장이 누가 될지 금융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같은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과 KDB산업은행은 각각 내부 출신 윤희성 행장, 정치인 출신 강석훈 회장이 임명된 가운데 기업은행장 자리를 두고 내부와 외부 출신 후보군 힘겨루기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별도 인선 과정은 없다. 윤종원 행장 임기는 내년 1월 2일까지다.
주요 후보군 키워드는 '낙하산' '내부' '여풍'으로 요약된다. 정부 쪽에서 외부 출신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하마평에 올라 있다. 정 전 원장은 행정고시 28회 출신에 지난 정부에서 금감원장을 역임한 뒤 새 정부 출범 이후 자진 사임했다. 정부를 가리지 않고 중용된 정통 재무부 관료 출신 인사로 불린다.
다만 윤 행장 직전 10년 동안 세 차례 연속 내부 인사가 행장을 맡은 바 있어 정 전 원장이 선임되면 또다시 낙하산 논란이 일 수 있다.
2020년 1월 취임한 윤 행장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 자리에서 물러난 뒤 행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당시 기은 노조가 출근 저지를 하면서 26일간 서울 을지로 본점 집무실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업무를 봐야 했다.
이번에도 기은 노조를 비롯한 직원 대다수가 외부 출신을 반대하고 있다. 기은 노조는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낙하산 행장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모피아(기획재정부+마피아)·금융위 출신 올드보이들이 정 전 원장을 밀고, '모피아의 대부'로 불리는 모 인사가 실질적으로 대통령의 공공기관장 임명권을 쥐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기은 직원들은 '순리'를 강조한다. 윤 행장 전에 조준희, 권선주(여성), 김도진 전 행장까지 3연속 내부 출신이 행장 자리에 올랐고, 은행을 잘 이끌었다고 본다.
기자회견에서 기은 노조는 노조원 설문 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응답자 74%가 내부 출신 행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지만 김성태 기은 전무이사와 최현숙 IBK캐피탈 대표를 주로 꼽고 있다. 은행에서 가장 오래된 공채 출신 임원들로 이중 누가 행장이 돼도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없다는 것이다.
김 전무이사는 1962년생으로 소비자보호그룹장, 경영전략그룹장 등을 역임했고, 직전엔 IBK캐피탈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1963년생인 최 대표는 카드사업그룹 겸 신탁사업그룹장, 여신운영그룹장을 지낸 뒤 2020년 3월부터 IBK캐피탈 대표로 근무 중이다. 최 대표는 여성으로선 흔치 않게 여신(대출) 부행장까지 지내 은행 안에서 업무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Sh수협은행장에 같은 여성인 강신숙 행장이 취임하면서 금융권에 다시 한 번 여풍이 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표]차기 기은 행장 후보군 주요 약력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