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명품 시장이 연이은 가품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병행 수입, 구매 대행 등의 유통 구조가 가품 발생에 취약한 탓에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 실패하는 모습이다. 업계는 검수 능력을 높여 가품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최근 매입한 명품 제품 중 일부 가품을 발견해 전량 폐기했다. 무신사는 지난 5월부터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 한국명품감정원과 함께 해외 매입 명품에 대한 전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가품 또한 물류센터에서 진행하는 검수 과정에서 발견해 소비자 판매 전에 폐기할 수 있었다.
무신사는 문제의 제품을 기업간거래(B2B) 명품 구매 대행 업체로부터 납품 받았다. 그간 가품 논란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병행수입 업체가 아닌 해외 구매대행 업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뢰도가 높은 B2B 기업에서 가품이 발견된 케이스라 업계에서도 크게 회자되고 있다”며 “무신사가 아니었다면 소비자에게 판매돼 또 다른 가품 논란이 불거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명품 플랫폼 발란에서 가품 논란이 발생했다. 지난 6월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다. 두 번의 가품 논란 모두 플랫폼 내 입점한 병행 수입 업체가 판매한 제품으로 인해 발생한 경우다. 발란은 200% 보상제, 가품 판매 업체 퇴출, 미스터리 쇼퍼 제도 등 가품 발생에 대한 보완책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가품 논란에 업계 고민도 커지고 있다. 온라인 명품 업체들은 다양한 상품군, 빠른 배송을 위해 여러 병행수입, 구매대행 업체를 통해 물건을 납품 받아 왔다. 문제는 유통 단계가 늘어나면서 가품 발생에 취약해졌다는 점이다.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선택한 유통 구조가 오히려 독이 돼 돌아오고 있다.
업체들은 검수 능력 제고에 나섰다. 복잡한 유통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자체적인 검수 기준 강화를 통해 가품 판매 가능성을 최소화 하는 전략이다. 판매 상품군이 줄어들고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소비자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무신사의 경우 병행수입 업체 제품에 대한 검수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병행수입 업체가 정품 인증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판매를 중지한다. 명품 뿐 아니라 스토어 내 입점한 모든 상품을 대상으로 가품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트렌비는 내부 검수 조직을 별도 법인 '한국정품감정센터'로 분리해 운영한다. 전문 감정사 40여명이 소속된 센터는 트렌비 고객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유상으로 감정을 신청할 수 있다.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활용한 정품 보증서 서비스도 선보인다. NFT 발급 상품에 대해 1년내 무상 사후관리, 감정 서비스, 300% 보상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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