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홈쇼핑 송출수수료 대가 산정 제도를 개선한다. 홈쇼핑 업체가 부담하는 송출료 규모가 과도하다는 국정감사 지적에 따랐다. 연말까지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세부 사항을 놓고 이견이 첨예하다.
과기정통부는 연내 목표로 '홈쇼핑 방송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한다.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TV홈쇼핑협회·T커머스협회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개정을 추진하는 조항은 제2조다. 가입자 수에 공동 수신설비 유지·보수 계약 가입자나 영업 외 목적으로 서비스를 무상 제공한 가입자는 제외하는 내용을 담았다. 수수료 산정 기준에 가입자 증감률이 포함되는 만큼 인상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에 따랐다. '상품 판매 매출' 정의도 총액이 아닌 수수료 매출로 정하고, 인터넷·모바일의 경우 자사 채널로 한정했다.
불리한 송출 대가 강요 금지에 대한 제10조도 개선 검토 사안이다. 송출수수료 대가 산정은 매출 증감률, 가입자 수,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홈쇼핑사는 상품을 방송 판매하는 업종 특성상 매출액에 물가 상승분이 이미 반영돼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3항 6호에 명시된 홈쇼핑 방송채널 송출에 따른 비용과 편익은 기준이 모호한 만큼 삭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홈쇼핑 측이 정부에 추가로 요구하는 개선안은 제6조와 제8조다. 계약절차와 방법을 다룬 6조에서는 '유료방송사업자가 구체적 대가 산정 기준을 마련해 홈쇼핑 사업자에 통지하고,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를 통지 대신 협의로, 의견 제시가 아닌 의견 반영·조율로 바꾸는 것이 홈쇼핑사의 요구다. 동등한 채널 협상 조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다.
대가검증협의체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개선도 추진한다. 제8조에서 송출 중단 의사를 서면 접수 후 양사 간 조정 기간을 60일 갖도록 하고 일방의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 대가검증협의체로 자동 회부할 수 있도록 조건을 신설하는 것이 골자다. 대가검증협의체 운영 근거는 제11조를 통해 마련해 놨지만 구체적 역할과 기능은 명시되지 않아 지난 2년 동안 한 번도 열린 적이 없다.
정부는 수렴한 의견을 토대로 송출수수료 협의체에서 IPTV 등과 조율해 가이드라인을 보완한다는 방침이지만 홈쇼핑과 유료방송사 간 입장차가 크고 법적 구속력도 없는 만큼 개정안 시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홈쇼핑사가 지난해 유료방송사에 지불한 송출료는 2조2508억원이다. 매출의 60%에 달한다. 실적은 악화 추세다. NS홈쇼핑은 3분기 적자 전환했고 CJ온스타일도 영업이익이 78% 감소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도 지난달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송출료 산정 기준을 다시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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