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가 1개 생명·손해보험사만 소유해야 하는 '1사 1라이선스' 규제가 완화된다. 앞으로 반려동물(펫) 보험을 전문으로 다루는 특화보험사도 탄생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0일 이같은 내용의 보험분야 규제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수입보험료 기준 225조원 시장으로 커진 보험산업이 낡고 촘촘한 규제로 인해 급격한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디지털전환(DX)은 아직 초입 단계로 평가했다. 이는 2020년 기준 온라인 보험가입 비중이 손해보험 상품 6.3%, 생명보험 상품 0.3%인 것에서도 여실히 확인된다.
규제 개선에 따라 앞으로 생·손보사는 반려동물(펫)보험, 운전자보험 등 한 가지 상품을 판매하는 자회사를 둘 수 있다. 보험기간 1년, 보험금 상한 5000만원 상품을 취급하는 소액단기전문보험사 설립도 가능해진다.
여기에 발맞춰 디지털·비대면 보험모집이 활성화되도록 모집규제 체계도 바꾼다. 그간 교차모집 상품 외엔 팔지 못하도록 한 전속설계사 제도를 특화보험사가 자회사일 경우엔 허용한다.
기존 보험사 판매 규제도 손본다. 동일그룹 내에 온라인판매 전문보험사가 있어 온라인 영업이 제한됐던 보험사가 모바일, 홈페이지 등 사이버마케팅(CM)채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또 대면은 '꼭 만나서 상담하는 것'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영상 통화나 영상과 전화 병행 상담을 하면 각종 규제를 덜어준다. 전화, 인터넷 등 비대면 채널로 보험 가입할 땐 표준상품 설명 대본을 낭독하고 음성녹취 및 보관해야 하는 규제가 있는데 영상 통화 상담 시엔 이를 생략할 수 있게 한다.
이밖에 금융당국은 보험상품과 연계한 사전관리형 물품과 서비스 제공 한도를 기존 3만원에서 20만원으로 확대하고, 연금보험에 중도해지 환급률 규제 적용을 제외해 상품 취지에 맞게 수령 연금액을 높이는 쪽으로 상품 구조 설계를 할 수 있게 한다.
현행 총자산의 6%인 파생상품 거래한도를 폐지하고, 채권발행 한도, 유동성 비율 산정기준도 완화해준다. 보험사 부당이득액에 비례한 과징금 부과기준을 마련하고 현재 업무정지나 등록취소만 있는 설계사 징계 종류에 주의, 경고 같은 경징계를 넣는다. 보험민원도 금감원이 모두 접수, 해결하는 것이 아닌 단순질의나 직원 불친절 같은 단순불만은 생·손보협회 민원 센터가 처리토록 절차를 재정비한다.
신상훈 금융위 보험과장은 “디지털 경제 확산, 고령화 등 새로운 서비스 수요 등에 보험산업이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시장이 희망하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실현될 수 있도록 혁신하겠다”며 “허가정책 변경 등 시행 가능한 조치는 즉시 시행하고, 법령 개정, 가이드라인 마련 등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표]보험분야 규제개선 주요 내용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