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1만원 이상 결제에 대해 최대 7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해 업계 이목이 쏠린다. 금리인상으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카드사들이 점차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통상적으로 카드사들은 5만원을 기준으로 2~3개월 무이자할부나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SSG닷컴·이마트몰·옥션·지마켓·11번가·VOGO(보고)·롯데ON(온) 등 일부 이커머스 등에서 1만원 결제 때 최대 7개월 무이자할부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외 다른 카드사들이 5만원 이상 금액에 대해 2~3개월, 많게는 8개월 등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 중인 것을 고려하면 생소하다.
무이자할부는 소비자가 상품을 할부로 구매할 때 발생하는 이자를 카드사가 회원에게 혜택으로 면제해주는 것을 말한다. 무이자할부 기준액은 여신전문금융업법에서 기준을 정하진 않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온오프라인에서 5만원을 기준으로 할부를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할부 이자는 개월에 따라 차등 적용되지만, 10%에서 많게는 20% 수준이다.
업계에서도 현대카드의 낮은 무이자할부 기준이 생경하다는 분위기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로 결제 건당 카드사가 받는 수수료율이 1%대 안팎까지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1만원 소액에 최대 7개월 무이자는 부담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5만원에 할부가 적용되던 사례는 봤지만, 1만원이란 소액에 할부가, 게다가 무이자할부가 적용되는 케이스는 생경하다”면서 “무이자할부 자체가 일단 카드사의 경우 비용이 발생하는 케이스인데, 기준이 많으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할부 기준이 5만원 이하로 내려간 케이스는 처음은 아니다. 롯데카드가 올해 7월 'LOCA(로카) 나누기 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는 일시불 이용금액을 필요할 때마다 나눠 낼 수 있는 할부 전용 특화 카드다. 다만 이 상품은 개별로 할부 기준금액은 3만원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로카 나누기 카드의 경우 해당 카드에만 탑재되는 기능으로, 할인이나 캐시백이 아닌 단순 할부만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카드”라면서 “전체 상품에 적용되는 현대카드 사례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답변했다.
카드사들은 최근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신용카드 혜택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카드사들인 혜택이 좋은 소위 '알짜카드'를 단종시키고 있고, 비씨카드는 이용금액 1500원당 1마일을 제공했던 법인카드 마일리지카드 기준을 이용금액 3000원당 1마일로 강화했다.
현대카드는 향후 무이자할부 기간 등은 축소될 수 있지만, '1만원' 기준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 이용 고객이 할부금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혜택 차원에서 1만원을 기준으로 무이자할부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최근 높아진 채권시장 문턱으로 카드사들이 비용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향후 개월 수 조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1만원이라는 틀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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