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쿠터를 운영하고 있는 지바이크가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오토바이 등 퍼스널모빌리티(PM)와 호환 가능한 범용 배터리팩을 개발했다. 신규 배터리팩은 안전성과 효율성을 잡았다. 기존 대비 효율을 높여 누적 주행거리를 30% 이상 연장할 수 있다. 배터리 교체 비용을 절약, 운영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전압은 인체 감전 사고 우려가 없으며, 이륜차에도 적용 가능한 48V를 사용한다. 고출력으로 바퀴 회전력을 높여서 언덕길에도 주행할 수 있다. 전기자전거와 전동킥보드에는 배터리 1개, 오토바이에는 4개가 각각 장착된다. 설계 작업에 자동차·비행기 구동부 전문 설계팀이 참여했다.
범용 배터리는 배터리 공유서비스(BSS)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BSS는 방전된 배터리를 완충된 배터리로 쉽게 교체할 수 있는 설비다. PM 보급 확대와 대중화를 위한 인프라로 꼽힌다. 지쿠터는 전국에 전동킥보드 5만대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전기자전거를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는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 배터리 수요를 활용해 초기 사업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모빌리티에도 배터리를 안착시켜 안정적인 수요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확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는 전기 이륜차 시장이다. 배달에 사용되는 전기 이륜차의 경우 다량의 배달 수행을 위해 배터리 지속성이 관건이다. 충전보다 빠르게 배터리를 바꿀 수 있는 BSS 시장은 전기이륜차 시장과 함께 성장할 공산이 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그랜드뷰리서치는 전기이륜차 시장 규모가 2018년 174억달러(약 23조원)에서 2030년 419억달러(56조원)로의 성장을 내다봤다. 정부가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2030년까지 전기 이륜차로 전환할 계획이 있어 BSS 사업에 힘쓰고 있다는 점은 사업 활성화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BSS 실증 사업을 위해 올해 52억원을 지원했고, 환경부도 BSS 설치 보조금을 지원한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배달용 이륜차를 전기 이륜차로 100% 전환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BSS 시장 규모가 연 3조원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기업과의 BSS 협력 가능성도 열렸다. 지쿠터가 7월 현대차 PM 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이미 현대차와의 협력 창구가 마련됐다. 현대차는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9월에는 지쿠터에 투자하며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윤종수 지쿠터 대표는 “PM 배터리 표준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표준 배터리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새롭게 개발한 신규 배터리팩이 PM과 모빌리티에서 AA배터리와 같이 표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