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게임의 세상으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지스타 2022가 막을 내렸다. 올해 지스타는 대한민국 게임산업이 그동안 쌓인 한을 풀어내듯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의 신작으로 글로벌 진출 의지를 확인하는 장이 됐다. 게임 개발사뿐만 아니라 하드웨어(HW) 제조사와 소프트웨어(SW) 인프라, 서비스 솔루션 등 생태계에 참여하는 여러 기업 간 협업도 지스타를 빛냈다.
지스타 2022는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날 개막했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이 금요일과 주말 행사장을 대거 찾아와 게임과 문화를 즐기는 시간을 보냈다. 단순히 화면을 보며 플레이하는 것을 넘어 게임 속 좋아하는 캐릭터로 분장해 게임 세상의 주인공이 돼 즐기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대비 갑절 이상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철저한 안전관리와 참관객의 협조 속에서 원활히 행사가 진행됐다.
대규모 신작 시연장과 이벤트 스테이지를 꾸린 넥슨,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위메이드, 크래프톤, 네오위즈, 그라비티 등 국내 게임사 부스는 끊임없이 밀려들어 오는 방문객에게 특색있는 기념품과 굿즈, 경품으로 화답했다.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니케'를 퍼블리싱하는 레벨 인피니트와 중국 호요버스 브랜드관이 자리한 제2전시장은 이른바 서브컬처 팬의 '성지'로 등극했다.
지스타 BTC관에 부스를 마련한 삼성전자는 펄어비스와 손잡고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을 시연, 유력 게임사 못지않게 많은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넥슨, 크래프톤, 인벤 등 부스에는 삼성 게이밍 모니터 350여대가 시연용으로 지원됐다. 원신, 문명, 쿠키런 등 인기 게임과 컬래버레이션한 갤럭시Z 폴드4·플립4 스페셜 에디션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LG전자는 카카오게임즈 부스를 통해 게이밍 모니터와 게이밍 스피커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SK브로드밴드와 게임 퍼블리셔 CFK, 헤드셋 신제품 서라운드 음향 시연을 위해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트레일러 지원을 받은 JBL 등 기업 간 협업이 눈길을 끌었다.
신규 IP로 게임 시장에 뛰어든 신생·중소기업의 부스도 인기를 끌었다. 조선 퓨전 판타지 장르의 모바일 수집형 RPG 'DOSA'를 들고나온 알피오 엔터테인먼트는 현장에서 게임을 시연한 방문객의 온라인 카페 가입이 줄을 이었다. 인기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을 원작으로 하는 비주얼 노벨 게임과 RPG 신작 '스타바이츠'를 선보인 이키나게임즈, 스토리형 육성 RPG '마녀의 샘R'를 출품한 키위웍스 등도 주목받았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BTB관에서도 활발한 미팅과 시연이 이뤄졌다. 부스 규모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사전 매칭을 통해 이뤄진 온·오프라인 비즈니스 상담만 43개국 814개 업체에 이른다.
엔에이치엔(NHN)은 상용화 전 단계의 신규 서비스 '게임앤빌'과 '게임톡' '게임스타터'를 지스타를 통해 선공개했다. 네이버클라우드 역시 게임 개발 및 운영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이고 국내외 게임사를 대상으로 라이브 비즈매칭 미팅을 진행했다.
국내 게임사 해외 진출 혹은 해외 게임 국내 현지화 작업을 돕는 게임번역 전문 회사와 게임 분위기에 맞게 다양한 언어의 폰트를 제작해주는 폰트 전문 업체, 플레이투언(P2E) 게임 홍보와 마케팅을 돕는 전문 다중채널네트워크기획사(MCN) 등도 BTB관에 부스를 냈다.
부산=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