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무역기술장벽(TBT) 위원회에서 유럽연합(EU)의 8K TV 에너지효율 규제 등 6건에 대해 완화를 요청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한 올해 제3차 WTO TBT 위원회에 참가해 6건의 기술 애로를 제기했다고 20일 밝혔다.
TBT는 국가 간 서로 상이한 기술규정, 표준, 시험인증 절차 등을 적용해 상품 자유로운 이동을 저해하는 무역 기술 애로 요소를 말한다. WTO TBT 위원회는 무역기술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는 각국 기술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세계 무역기구 회원국을 대상으로 매년 3차례 열린다.
이번 위원회에서 우리 정부는 수출에 애로로 작용하는 EU, 인도, 중국 등 3개국 기술규제 5건을 특정무역현안(STC)으로 제기했다. STC는 각 회원국이 WTO TBT 위원회에 공식 이의를 제기하는 안건으로 주로 무역장벽 영향이 크거나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항을 대상으로 제기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양자 협의로 기술규제 1건에 대해 논의했다.
국표원은 특히 우리나라 주요 수출 제품인 TV와 무선통신기기에 대해 EU 대표단과 양자협의를 실시했다. 구체적으로 EU는 무선통신기기 분야에서 일부 조항에 최근 신기술인 폴더블 기술을 반영하지 않고 사후서비스(AS) 관련 과도한 기준을 적용한 에코디자인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초고화질(UHD)을 초과하는 8K·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에 대해서는 강화된 2단계 기준을 내년 3월 1일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국표원은 이에 대해 폴더블 기구물과 보호필름은 조립(Assembly) 형태로 공급하는 요건으로 변경하거나 2년 이상 규제 시행 유예를 요청했다. 폴더블에 한해 방수·방진등급 제외조건을 추가하고, 부품 배송기간을 15일로 변경하는 등 방안도 제안했다. 4K 초과 전자·디스플레이 이상 전자·디스플레이 에너지효율 기준에 대해 완화해 달라고 강조했다. EU 대표단은 이 규제들에 대해 지속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양자협의로 타이어 안전 인증·라벨링 규제에 대한 우리 산업계 애로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규제 완화를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양국은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지속 논의할 계획이다.
국표원은 이번 위원회 협상 결과를 관련 업계에 알리고 수출 기업이 활용하도록 조치한다. 해당 기술규제 애로 해소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TBT 등 다양한 국제적 협력 채널을 활용해 공유한다.
<표>2022년 제3차 WTO TBT 위원회 한국 제기 의제
자료: 국가기술표준원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