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산업용 로봇이 세계 로봇 시장을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서비스 로봇이 로봇 시장을 이끌어갈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352억4000만달러며, 오는 2027년 1409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서비스 로봇은 일반 가정용을 벗어나 의료·물류·건설·국방 등 전문영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특히 의료 분야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로봇 도입에 가속도가 붙었다.
대구의료원 역시 서비스 로봇을 통해 의료 업무 효율성을 향상하고 시민 편의를 높이겠다는 취지로 지난 9월 지역 공공병원으로서는 최초로 방역·안내 로봇을 도입했다. 지난 6월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공모한 '인공지능(AI)·5G 기반 대규모 로봇 융합모델 실증사업'에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DIP)이 주관, 대구의료원·KT·티티엔지가 참여 기관에 선정됐다. 올해부터 2년간 로봇통합관제시스템 및 서비스 로봇 4종, 10대를 활용해 '다종 서비스 로봇 기반 비대면 공공병원 혁신 플랫폼 구축 및 실증'에 나서고 있다.
대구의료원 본관 로비에는 안내 로봇과 방역 로봇 각각 두 대씩이 활동하고 있다. 방문객 주요 출입로이기 때문에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안내 로봇은 방문객 편의를 위해 다국어로 병원 주요 시설을 안내하고 의료진 소개·진료 예약도 가능하다. 방역 로봇은 쾌적하고 안전한 의료 환경을 위해 시설을 수시 방역한다. 특히 안내 로봇은 센서가 부착돼 사람이나 장애물을 피해 이동하면서 안내를 돕는다.
대구의료원은 내년 1월께 검체와 약제, 세탁물을 배송하는 배송 로봇 총 여섯 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그동안 사람이 직접 수행하던 배송업무를 의료진을 도와 함께 수행함으로써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가 안내·방역·배송 로봇 실증을 위한 5G 통신 환경 및 인프라 조성, 통합관제시스템 구축과 연동 서비스를 수행한다.
내년 초 대구의료원 서관 전산실에 구축 예정인 통합관제시스템은 로봇의 위치와 임무 수행 및 오류 현황 등을 실시간 수집해 통합관제하는 역할이다. 로봇 도입 효과를 분석해 다종 서비스 로봇 기반 공공병원 혁신모델(ACS)을 정립하고 확산하는 기초로 삼기로 했다.
대구의료원은 이번 서비스 로봇 실증을 통해 로봇과 사용자 간 상호작용 극대화 융합 실증을 수행해 환자, 방문객, 의료진, 직원을 아우르는 스마트 병원 로봇 표준 모델을 수립할 계획이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