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이정철 기계공학과 교수팀이 극미량 유체 열전달 측정과 공정을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 플랫폼 '열원-미소채널 통합 공진 센서(HFR)'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마이크로히터와 유동 채널이 내장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소자를 이용해 성과를 냈다.
2015년 피 한 방울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미국 벤처 기업 '테라노스'의 주장은 미국 전역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결국 허구로 밝혀진 이 사건은 아주 적은 샘플로 정밀 측정을 수행하고자 하는 현대 사회 요구 사항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많은 연구자가 마이크로 유체 채널 통합 센서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 크기가 큰 상용화 센서보다 정확도가 낮다.
연구팀은 밀도·질량 측정에만 주로 사용되지만 오히려 소형화될수록 정확도가 높은 기계 공진 센서에 주목했다. 지금까지 유체 채널 통합 공진 센서는 동일 온도에서 측정이 필요했다. 이정철 교수팀은 온도를 자유자재로 제어하며 고정확도 공진 측정을 병행, 밀도·질량 측정 이상으로 다양한 현상과 물리량을 분석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개발 플랫폼을 이용해 20피코리터(pL) 이하 액체 열전도도, 밀도, 비열을 동시 측정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1000개 데이터를 1분 이내 수집함으로써 고정확도 계측을 구현했다. 마이크로채널 내부 비등 상변화 현상을 다중 공진 주파수로 측정해 기존 상변화 현상 분석 기법과 비교해 이력과 기포 초기 발생 시점을 더 명확하게 관측했다.
또 연구팀은 마이크로채널 자유단에 노즐이 있는 열원-미소채널 통합 공진 센서를 사용해 전열 분무 현상을 유도하고 토출 공정을 공진 주파수로 실시간 관측하는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이전까지 불가능했던 고속 카메라 등 장비 없이 노즐 자체 측정만을 이용한 미립화 액적 토출 공정 모니터링을 구현했다. 극미량 질량 측정 기술을 물리 화학적 측정 센서, 나노 패터닝 공정 제어, 상변화·열전달 제어 등 다분야 연구자들이 응용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그 활용 가능성을 검증한 데 의의가 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지난 8월 18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10월 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이번 연구는 자성, 압전 기술을 채널 공진 센서 기술과 융합해 자기장이나 음향장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 등으로 아이디어 확장이 가능하다. 측정 기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상용화 장비들을 대체할 수 있는 고성능 측정 장비의 개발 등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그리고 산업기술평가관리원의 시장선도를 위한 한국 주도형 K-센서 기술개발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