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대학 정책을 다루는 고등교육정책실을 연내 폐지하고 기능 중심으로 재편한다. 궁극적으로는 대학 관련 예산과 규제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이양하겠다는 것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구상이다. 야당 의원들은 지역 격차가 큰 상황에서 무책임한 일이라고 질타했다.
21일 교육부 정례브리핑에서 김천홍 대변인은 “연말 조직개편을 추진하기 위해 안을 준비 중”이라면서 “고등교육정책실이라는 명칭은 없애는 방향으로 들어가 있고 전반적인 기능에 대해서는 새로운 기능에 맞춰 조직을 변화시켜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주호 부총리는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대학을 특정해서 행정하는 방식은 지양하고 기능 중심으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등교육정책실 폐지는 이주호 부총리의 대학 관련 조직 개편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고등교육정책실은 연구개발(R&D) 지원과 대입 정책을 비롯해 대학 재정, 국립·사립대 제도 등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대학이라는 기관을 지원하는 조직을 산학협력, 디지털 인재 양성과 같은 기능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대학을 직접 지원하고 규제하는 조직이 없어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 부총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예산과 규제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기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위 야당 의원들은 법 개정 사항을 여야를 불문하고 교육위 위원들과 논의도 하지 않고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역량이 부족한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긴다고 비판했다.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은 “지역 격차 문제 등 산적한 시뮬레이션도 없고 논의도 없는데 대학을 지방에 맡기는, 이런 무책임한 일이 어딨나”라고 질타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지자체에 권한이 있는 제주도에서는 오히려 반납하려고 한다. 역량이 안되서다”면서 “지자체 역량 차이가 커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가 대학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부총리는 “취임 후 기자간담회에서부터 대학 예산과 규제 권한을 지자체에 넘겨 대학이 지역 발전 허브가 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며 “지자체 이양은 구상 정도이고 앞으로 여러주체들과 논의해 추진하겠다”고 해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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