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칼럼]바야흐로 크리에이터 미디어의 시대

박균택 한국전파진흥협회 센터장
박균택 한국전파진흥협회 센터장

11월 18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계부처와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산업혁신 및 글로벌 전략'을 발표하며 크리에이터 미디어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메타버스와 함께 3대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에이터 미디어 관련 새로운 직업군 발굴과 성장단계에 따른 맞춤형 지원은 물론 크리에이터 성장을 위한 경력관리 시스템 구축 및 근로환경 개선까지 체계적이고 종합적 지원을 위한 전략이 담겼다.

스마트폰·태블릿 등 디바이스에서 고화질 영상콘텐츠를 시청하고 공유하는 시대다. 유명 연예인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친근한 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에 더욱 열광하고, 상품과 서비스를 신뢰하며 아낌없이 소비한다. 유튜브 외에도 인스타그램, 틱톡, 트위치, 아프리카TV, 네이버, 그립 등 신규 플랫폼이 줄지어 출시되면서 크리에이터 선택지도 넓어지고 있다. 크리에이터가 초등학생 희망 직업 5위 안으로 3년 연속 등재되고, 미래 일자리 증가 직업 7위에 등재되는 등 데이터를 통해 1인미디어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1인미디어 크리에이터로 말미암아 생겨나는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지속 제기됐다. 연간 수억원의 수익을 올리면서 세금을 체납하거나 선정적이고 자극적 영상을 제작하는 일부 유명 유튜버·BJ 등 크리에이터 사례가 보도되면서 '쉽게 돈 버는 직업'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직업'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됐다. 하지만 1인미디어 산업은 실제 국내외 시장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알아야 본질을 파악할 수 있고, 산업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할 수 있다.

2021년 1인미디어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유튜브 채널은 3만2475개로 추산되고, 1인미디어 콘텐츠 창작자의 소득신고 인원은 2019년 4874명에서 2020년 3만3065명으로 7배 가까이 증가했다. 1인미디어 콘텐츠 창작자의 연간 총소득은 2019년 875억원에서 2020년 4521억원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산업 총소득을 종사자 수 대비 환산하면 1인당 평균 연 수입액은 턱없이 적어지며,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가 전체 수익의 약 72%를 차지하는 양극화 구조를 띤다.

산업의 빈익빈 부익부 구조에도 1인미디어 산업은 새로운 크리에이터의 지속적 진입과 기존 실패 사례 분석을 통해 초기의 단순 보편적 흥미 위주 콘텐츠에서 벗어나 장르의 다양성·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2021년 한국 유튜브 구독자는 36억5000만명으로 전년 대비 248% 증가했고, 누적 조회수는 1조5103억회로 277% 늘어났다.

글로벌 시장에서 크리에이터는 한 플랫폼 생태계 내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기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콘텐츠 조회 기반의 광고수익 발생 등 수익 창출 한계에서 벗어나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에서 보유한 팔로워 기반으로 직접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의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개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콘텐츠 기획부터 유통, 부가사업 확장까지 추진하는 과정에서 크리에이터는 수익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수익 모델을 시도한다. 연계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론칭, 크리에이터와 콘텐츠 팬덤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기도 한다.

변화 속에 다양한 기술과 산업이 융합되고, 이를 통한 창업 기반의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 국내 크리에이터도 기존 동영상 플랫폼 광고수익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여러 산업 분야와 접목한 새로운 수익구조를 형성하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고, 앞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인미디어·크리에이터 시장은 다양한 융합과 도전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경험과 경제적 기초체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 중심의 산업 구조적 한계로 여전히 실패율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정부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시대가 갈수록 기술과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한다. 미래 미디어 산업은 다양한 기술·산업 간 융합으로 경계가 사라지고 경험과 공감·참여를 기반으로 한 복합 서비스가 될 것이다. 공급자와 수요자 구분 없이 모두가 새로운 경제 주체가 돼 만드는 미디어 생태계, 그 안에서 크리에이터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박균택 한국전파진흥협회 1인미디어창작자양성지원센터장 dive18@rap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