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금리 상승이 꺾이지 않고 있다. 은행권 자금 쏠린 현상이 확대되자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지만, 기세가 여전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기준금리를 비롯 시장금리가 오르는 상황에 예금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NH올원e예금'의 12개월 만기 금리를 최고 연 5.1%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주 연 4.9%로 낮아졌지만, 일주일도 안 돼 0.2%포인트(P)를 인상한 것이다. 이에 해당 상품의 금리가 연 5%대로 다시 자리 잡게 됐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기존 수신고객의 만기가 도래하는 등 운용 여건에 따라 예금금리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는 금리와 운용 여건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h수협은행도 이날 'Sh플러스알파예금(2차)' 상품의 기본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했다. Sh플러스알파예금(2차)는 3000억원 한도에서 1인당 최대 5억원까지 가입 가능한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으로, 최고 금리는 연 5.3%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금리 인상이 금융당국의 수신금리 인상 자제 이후 단행됐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의 최근 시중은행 수신금리가 연 5%대까지 오르면서 보험과 저축은행 등 자금시장의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하자, 은행권의 수신금리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자제 당부에도 금리변동은 불가피하다는게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으로 전체 시장금리가 오르는 추세에서 예금금리 인상을 제한하는 것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통상 한은이 기준금리를 높이면 시중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예·적금 수신상품 금리를 올린다.
문제는 바로 금리인상이 임박했다는 점이다. 오는 24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밝으며 6회 연속 인상 행보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잡고 있는 것은 시장 논리와 맞지 않다”면서 “만약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인상되는데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그 역시 소비자에게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