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업계가 우유 가격 출고가를 인상한 가운데 대리점 납품가격도 잇달아 오르고 있다. 지역과 공급처에 따라 대리점마다 인상 폭, 시기에 소폭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2월부터 인상안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우유 대리점은 빵집, 커피전문점 등 개인 소매점을 중심으로 납품하며 각각 구매 단위에 따라 할인하는 식으로 소매 납품가를 정한다. 본사 출고가 인상 여파가 '대리점 납품가 인상→소매점 메뉴가격 인상→소비자'로 이어지는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지난 17일 전국 대리점에 '백색시유(흰 우유) 및 가공유 품목 원가인상에 따른 납품가 변경'이란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최근 원유대 인상 및 환율 상승으로 인한 높은 부재료비, 포장자재 비용 증가로 제조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또한 물류비, 인건비 등 비용 증가 사유로 납품가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인상 배경을 밝혔다.
매일유업에 따르면 원유대가 1ℓ당 49원 인상됐고 탈지분유 수입가격도 올해 11월 기준 작년 동월보다 17.6% 올랐다. 또한 포장재료비(17%), 제조경비(19%), 물류비(5.2%), 환율(22.9%) 상승으로 생산 제반 비용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매일유업은 납품가 기준 평균 백색시유는 약 9.2%, 가공유는 약 10.2%, 유기농우유는 약 8%를 다음달 1일부터 인상한다.
서울우유 역시 대리점 납품 가격 인상을 소매점에 통보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납품가격 인상 통보에 대한 게시글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우유를 납품받는다는 A씨는 “작년 우유값 2000원, 생크림 3800원이었는데 올해 2200원, 4500원으로 올랐고 또 다시 각각 2400원, 5500원으로 오른다”고 토로했다.
앞서 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동원F&B 등 주요 유업체는 대형마트 흰우유 출고가격을 지난 17일부터 인상했다. 서울우유는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6% 인상했고 대표 제품인 흰 우유 1000㎖는 대형마트 기준 2710원에서 2800원 후반대로 뛰었다. 매일유업 흰우유 900㎖는 기존 2610원에서 2860원으로, 남양유업 남'양 맛있는 우유 GT' 900㎖는 기존 2650원에서 2800원대 후반으로 각각 올랐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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